[뉴스핌=우수연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발표한 부양책에 따른 유로화의 추가 약세는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김위대 국금센터 연구위원은 'ECB 마이너스 예금금리 및 신용정책 시행의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ECB의 부양책을 통해 은행간 금리 및 유로화 약세 유도가 예상되나 선반영 등으로 그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며 한계 효과는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ECB는 5일(현지 시간)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0.25%에서 0.15%로 인하하고 초단기 수신금리인 예금금리를 0%에서 -0.10%로 마이너스로 낮췄다.
동시에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4000억원 유로 규모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단행하고, 불태화를 통환 유동성 흡수 조치를 중단하는 등 신용 확대 조치도 시행했다.
유로존 기준금리와 예금금리(좌), 유로존 초과 유동성과 당좌잔액(우) <자료=ECB, 국제금융센터> |
김 연구위원은 지난 한 달간 ECB 드라기 총재가 꾸준히 부양정책 단행 가능성에 대해 사전고지 해왔기에 이미 상당폭 유로화의 약세가 진행돼 추가 약세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상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인한 남유럽 국채 스프레드 축소와 주가의 단기 상승 가능성 등은 오히려 유로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씨티은행에 따르면 ECB의 금리 인하폭이 작은데다 최근 유로화에 대한 준비자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로화 환율의 금리 민감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유로화는 이미 지난 5월 ECB의 통화정책 이후 당국의 연이은 구두 개입성 발언 등으로 달러화 대비 2.36% 하락했다.
이는 마이너스 예금금리 적용시 유로화 표시 자산에 대한 매수유인이 약화되고, 통화 공급 확대와 자금의 대외 유출 압력 등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금리 측면에서도 김 연구위원은 ECB의 이번 조치로 은행간 초단기 금리가 내리며 시장금리의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되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리 인하와 더불어 신용완화 정책의 시행으로 단기금융시장의 초단기 금리가 예금금리에 수렴하며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다만 "ECB 예금금리가 현재수준을 유지한다면 단기시장금리의 마이너스(-)하락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마이너스 금리 지급에 대한 시장참여자의 거부 반응과 관성 등을 감안하면 -1%까지는 인하돼야 은행간 금리가 마이너스(-)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만으로는 유로존의 성장률 제고와 물가 상승 효과가 제한적이며 추가적인 양적완화(QE) 정책을 조기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금리 정책 면에서는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그간의 소폭(25bp)의 금리 인하보다도 인하 폭은 적은 것"이라며 "이른바 TLTRO라는 장기대출프로그램도 도입했으나 효과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 매입도 ABS에 국한된다면 한계가 있으며 1~1.5조 유로에 달하는 전반적인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며 "이번 조치에도 물가와 성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ECB가 사실상 최후 수단인 양적완화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시장 예상보다 이르게 시행된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