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가치 300만원 추정시 1.8조원 웃돌아
[뉴스핌=이에라 기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결정함에 따라 '포스트 이건희'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가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이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가 최대 2조원 가까이 될 것이란 추정도 나오는 모습이다.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연내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지난해 재편된 사업부문들의 사업경쟁력을 조기 확보해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여일 이상 병원에 입원한 상황에서 향후 회복하더라고 전체 경영 일선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상장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 시대로 이끌어 가기 위한 마지막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3월말 기준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25.10%(62만7390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8.37%(20만9129주)씩 갖고 있다. 이 건희 회장은 3.72%(9만3068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KCC는 2대 주주로 17.00%(42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KCC는 지난 2011년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 가운데 17.00%를 주당 182만원(7739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가격을 바탕으로 계산한다면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1조1418억4980만원이다. 이건희 회장은 1694억원, 이부진과 이서현 사장은 3806억원씩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분가치만 2조원을 훌쩍 넘기는 것이다.
1996년 12월 삼성계열사들이 실권한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이 부회장이 사들인 주당 7700원(총 48억3000만원)을 고려하면 투자금 대비 약 260배의 차익을 챙기는 셈이다.
그러나 상장 후 주당 가치를 추정하면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삼성에버랜드의 주당 가치가 300만원 안팎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추정을 감안,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1조8800억원 수준이다.
일각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에버랜드 상장 후 차익을 통해 막대한 상속세를 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급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지주 담당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중인 지분의 가치를 최대한 올려놓은 다음에 엑시트(회수)할 것"이라며 "우선은 갖고있는 지분을 통해 지배력을 공고히 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이 부회장이 관계사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생각보다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