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IT 산업의 비약적 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중국 신흥부호들이 엔젤투자자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신흥부호를 포함한 대부분의 엔젤투자가 IT·인터넷 분야로 집중되면서 중국 IT산업의 '메카'인 중관촌(中關村)에도 엔젤투자 열기가 뜨거워 지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마윈(馬雲) 알리바바 대표, 쉬야오핑(徐小平) 신둥팡(新東方) 창업자, 레이쥔(雷軍) 샤오미 대표, 차이원성(蔡文勝) 265커지 CEO, 쩡리칭(曾李靑) 텐센트 공동 창업자 등 중국 IT업계의 내로라하는 거물들이 대표적 엔젤투자자다. 이들은 기존의 부호처럼 부동산에 투자해 개인자산을 축적하기 보다는, 엔젤투자자로서 유망 기업에 투자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자산을 늘리고 있다.
중국 온라인 교육 업계의 대부인 쉬야오핑 신둥팡 창업자는 중국의 1세대 엔젤투자자다. 그는 2006년 엔젤투자펀드 회사인 전펀드(眞格基金)을 설립하고, 전자상거래·모바일 인터넷·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장으로 화제가 된 쥐메이(JUMEI) 역시 사업 초기 쉬샤오핑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다.
중국 국산 스마트폰 열풍의 주역 샤오미(小米)의 레이쥔 대표 역시 유명한 엔젤투자자이다. 킹소프트(金山軟件)·환쥐스다이·치타모바일(獵豹移動) 등 고속 성장중인 중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했다. 그가 개인 혹은 회사 명의로 투자한 회사만 수 십개에 달한다. 레이쥔은 샤오미커지 설립 1년 후인 2011년 인터넷 기업 전문 투자회사인 순웨이펀드(順爲基金)도 설립했다.
레이쥔의 투자를 받은 환쥐스다이 대표 리쉐링도 자신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후 다른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성공한 사업가가 엔젤투자자로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를 받은 기업가는 사업 성공 후 엔젤투자자로 또 다른 기업에 투자하는 등 중국 IT 업계 이면에 거대 자금이 선순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흥부호와 기업가가 엔젤투자자로 활동하고, 이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신생기업이 고속 성장을 구가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중국 IT산업의 메카인 중관촌(中關村)에는 창업을 꿈꾸는 청년실업가와 여유 자본을 투자하려는 사모자본이 몰리고 있다.
마성제(馬勝杰) 중관촌 관리위원회 부주임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2014중국 엔젤투자자 대회에서 "중관촌의 엔젤투자 시장이 황금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마 부주임은 "2012년을 기점으로 중관촌에서 엔젤투자가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엔젤투자협회, 청년엔젤투자회, 엔젤백인회 등 엔젤투자를 위한 관련 조직이 잇달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엔젤투자금을 유치한 다수의 기업이 증시에 상장하는 등 사모펀드 자금과 IT업계의 유기적인 협업이 큰 효과를 내고 있고, 중관촌을 중심으로 한 엔젤투자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젤 투자란 다수의 개인이 자금을 모아 창업하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형태를 말한다. 투자한 기업이 상장해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 수십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고, 반대의 경우 손실을 본다. 창업하려는 사업가에게 회사 설립에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는 '천사'와 같은 존재여서 '엔젤 투자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