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젬백스의 삼성제약 인수를 계기로 향후 바이오·제약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지 시장 관심이 모아진다. 생산시설과 유통망 확보를 위해 M&A를 택한 젬백스의 사례가 비단 이 회사만의 케이스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22일 카엘젬백스(대표 김상재)에 따르면, 모회사인 젬백스&카엘이 삼성제약 지분 16.1%을 120억원에 매입,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삼성제약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계열사인 젬백스테크놀러지가 30억원 규모로 참여, 젬백스 측 지분은 17%에 달하게 됐다.
이번 젬백스의 제약사 인수는 향후 있을 'GV1001'의 국내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젬백스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GV1001'의 췌장암 임상3상에서 발견한 유의미한 바이오마커 2개(CRP/eotaxin)를 토대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김상재 대표는 "현재 'GV1001'의 생산은 글로벌 제약사인 벨기에 '론자(Lonza)'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국내 생산 거점 구축을 상용화 준비의 일환으로 준비해 왔다"며 "삼성제약 인수로 국내 및 아시아 시장에 'GV1001'을 공급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즉, 'GV1001'이 유럽 쪽에서 생산 중인데 향후 국내 시판을 위해 필요한 공장과 유통망 확보가 시급했다는 것.
회사 측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하긴 어렵고, 제약사를 통해 생산 및 판매하려고 인수하게 됐다"면서 "삼성제약을 택한 이유는 마침 매물로 나와 있었던 데다, 'GV1001'이 항암 백신이다 보니 일반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곳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삼성제약은 본래의 사업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며 "그 외 인수 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A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 간 당장의 시너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생산과 영업을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결국 젬백스는 생산과 유통망을 마련하기 위해 M&A를 택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같은 경우가 비단 젬백스뿐만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사와 제약사 간의 M&A는 시장의 상황 피할 수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약사는 약가 인하와 오너가 1세에서 2세, 3세로 바뀌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졌다"며 "바이오사도 그간 주가로 버티면서 자금 조달해 왔는데 이제 그것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정부도 과거에는 기술 상장 특례 등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대를 안고 지원을 많이 했으나, 시간이 가도 결과가 나오지 않자 서서히 재촉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중소 제약사들이 M&A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그 외에도 M&A를 모색 중인 곳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선 애널리스트는 "힘들어진 제약사들이 매물로 나오고, 바이오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시설 및 영업망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바이오 쪽은 약만 개발하면 글로벌 제약사들이 회사든 약이든 앞다퉈 사 갈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와 전혀 달랐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