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LH 임대주택 입주자 하자 보수 어려워..LH·관리사무소 책임 떠넘기기 빈번
LH 임대아파트의 하자를 두고 LH와 관리사무소, 입주자들간의 대립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의 한 임대아파트 |
1년 가까이 빈 집으로 있었던 집이 아무도 살지 않았던 새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하자 투성이었던 것. 문고리가 빠져 있고 문틀이 맞지 않아 문이 제대로 닫히지도 않았다.
그나마 그것은 괜찮았다. 임대주택 관리사무소가 하자를 인정하고 보수를 약속해서다. 하지만 벽지 군데군데 얼룩처럼 묻어있는 오물과 천장에 뒤덮고 있는 거미줄은 새집이 아니라 '폐가'를 연상케 했다.
그런데도 관리사무소는 보수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집이 더러워진 것은 하자가 아닌 청소이기 때문에 세입자가 직접 해야한다는 것이 관리사무소의 결정.
"엄연한 새집이고 LH의 관리 부실로 더러워진 집을 왜 입주자가 청소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관리사무소에서는 이사오면 도배 정도는 알아서 하는거 아니냐고 되묻네요. 서민주거복지기관이란 LH가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한 LH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의 하소연이다.
20일 LH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의 한 공공임대아파트에서 서민 주거복지기관인 LH가 임대주택 주민들과 임대주택 보수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하자보수를 책임져야할 아파트 시공사들이 하자 보수 처리에 늑장을 피우고 있고 LH는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게 입주자들의 불만이다.
LH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일쑤라는 것이 입주자들의 얘기다. 이 때문에 크지 않은 하자는 그냥 참고 사는 입주자들도 늘고 있다.
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좋은 말로 해서는 보수는커녕 점검도 오지 않는다"며 "결국 큰소리를 내고 화를 내야 겨우 방문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6개월 넘게 빈집으로 있던 임대아파트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오랫동안 빈집으로 남아 하자는 물론 청소 상태까지 엉망이 됐지만 관리사무소는 입주자 책임이라고 발뺌하고 있는 실정이다.
LH 아파트가 적은 비수도권 지방의 임대주택은 하자를 보수 받기가 훨씬 어렵다. 수도권처럼 하자 통합콜센터처럼 하자 보수 전담 기구가 없어서다. 때문에 싱크대 수선과 같은 간단한 하자 보수도 2~3개월씩 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물론 LH는 최근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아파트 하자 보수를 강화하고 있다. LH는 하자 보수가 해결될 때까지 공사대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입주자들의 주장이다. 입주자들은 하자 신청을 LH가 직접 받고 보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입주 초기에는 LH 직원이 관리사무소에서 상주할 것을 입주자들은 요구하고 있다.
LH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LH가 직접 입주자들의 하자 보수 민원을 받고 건설사를 상대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한다"며 "서민주거 복지기관인 LH가 임대주택에 사는 주민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하는 건 당연한 책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