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유증 악재도 극복하고, 턴어라운드 중
[뉴스핌=정경환 기자] 에버랜드 상장 기대감에 KCC가 주목받으면서 덩달아 KCC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CC 주가는 지난 8일 이후 전날까지 12.2% 급등했다.
삼성SDS가 지난 8일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이슈가 됐고, 이후 이것이 에버랜드 상장 기대감으로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결과다.
앞서 KCC는 2012년 1월 삼성카드로부터 에버랜드 주식 42만5000주(지분율 17%)를 7742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사실 KCC는 제조업체임에도 주식 투자 규모가 아주 큰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CC는 총 자산 7조517억원 가운데 매도가능금융자산이 1조8483억원으로 자산의 26%를 차지한다.
상장사를 기준으로 현재 KCC가 지분 투자 중인 회사는 모두 10개사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 현대산업개발 그리고 현대상선 등 현대 계열사에 더해 디에이치피코리아, 한라건설, 코엔텍, 벽산에 투자하고 있다. 얼마 전 동양건설산업이 상장 폐지되면서 1개사가 줄어든 상태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KCC는 상장폐지된 동양건설산업 외 한라건설에서만 손실을 보고 있을 뿐, 그 외 모든 종목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최초 매입 시 대비 수익률이 현대모비스가 959.4%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현대차 614.9%, 현대중공업 488.2%, 현대산업개발 259.5%, 현대상선 139.5%, 현대종합상사 44.3%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코엔텍과 디에이치피코리아 그리고 벽산 주가도 각각 563%, 292.5%, 87.5% 더 오른 상태다. 다만, 한라건설은 53.9% 손실이다.
KCC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일 뿐"이라며 "향후 추가로 지분을 더 매입할지 등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채상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례적으로 주식 투자 자산 비중이 큰 편인 것은 맞다"며 "다만, 주로 현대 관계사들 지분인데다 현대차나 현대산업 등과는 사업적 연관성도 있다. 거기다 수익률도 좋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업종 내 경쟁이 심화된 부분도 있고 해서, 잉여자금을 투자에 쓴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
▲ KCC 주식 투자 수익률(상장사, 5월 15일 기준) |
한편, 이처럼 투자 감각이 남다른 KCC가 계열사 투자에 있어선 어떤 결과를 보일지도 관심이다.
지난달 9일 KCC건설은 KCC건설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511억6400만원(보통주 156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후 KCC는 이번 유증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KCC는 KCC건설 지분의 36%를 보유한 대주주다.
채 연구원은 "KCC가 대주주로서 KCC건설 유증에 참여할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였다"며 "유증 발표 당시 KCC 주가가 하락했으나 그 후 악재를 극복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시장은 유증 참여를 그리 큰 악재로 보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증 참여가 KCC에 부담 요인은 되지 않을 것"이라며 "KCC는 지난해, 마지막 남은 폴리실리콘 법인 ‘KAM’의 손상차손 900억원을 모두 반영한 데 이어 KCC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을 거의 차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KCC는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8% 증가하며 턴어라운드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