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 명이 8일 밤 KBS 본사 항의방문을 위해 희생자 영정을 들고 경기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지난달 말 부서회식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국민의 분노를 샀다.
지난 8일 불거진 이같은 논란에 KBS 측은 9일 "김시곤 보도국장은 결코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를 비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는 게 KBS 설명이다.
KBS에 따르면 회식 당시 김시곤 보도국장은 "한 달에 교통사고로만 500명이 사망하는데 그 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의 충격이 너무 커서인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 같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KBS가 교통사고 등 우리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한편 KBS 측은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을 해명하면서 "안산에 있는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던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이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가량 억류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유족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면서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전했다.
KBS는 "불의의 대형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참담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조문과 유족 위로를 위해 경건한 자세로 분향소를 찾은 공영방송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행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8일 오후 10시경 KBS 본관 앞에 도착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KBS 본관을 향해 "김시곤 나와"를 외치며 KBS 사장 면담과 KBS를 둘러싼 경찰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