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내달 부양책 시행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유로화가 2년6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호주 달러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내외 경제 지표 개선에 통화 강세를 이끌었다.
8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41% 하락한 1.3853달러에 거래됐고, 유로/엔이 0.77% 떨어진 140.66엔을 나타내 유로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달러/엔은 0.36% 하락한 101.53엔으로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0.18% 오른 79.37을 나타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후 유로존 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한편 유로화 강세에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유로화가 지나치게 강한 상승 흐름을 탄 데 따라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에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유로화 강세가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내달 회의에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로화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여전히 최근 12개월 사이 5.2%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달러화는 같은 기간 0.7% 내렸고, 엔화 역시 3.4% 떨어졌다.
HSBC의 로버트 린치 외환 전략가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유로화를 끌어내린 주요인”이라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유로화는 하락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달러화는 지표 호조에 16개 주요 통화 대비 일제 상승세를 나타냈다. 4월 고용이 1만4200건 증가해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8800건을 크게 넘어선 데다 중국의 수출이 0.9% 증가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호주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0.6% 올랐다. 장중 한 때 호주 달러화는 지난달 1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칠레 페소화도 강세를 연출했다. 4월 인플레이션이 4.3%로 상승했다는 소식에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통화 강세를 이끌어냈다.
이날 장중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2.2% 급등, 지난 2011년 11월30일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연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