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명퇴자, 퇴직 후 첫 ‘근로자의 날’
[뉴스핌=김기락 기자] 8300여명의 KT 명예퇴직자가 지난달 30일자로 KT를 떠났다. 그들은 퇴직 후 하루 만에 첫 ‘근로자의 날’을 보냈다.
KT에서 적어도 15년 넘게 일해 온 그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번 명예퇴직자는 8304명. 전체 직원수인 3만2000명의 25%다.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다.
명예퇴직자의 평균 연령은 51세, 평균 재직기간은 26년이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69%, 40대가 31%다.
황창규 KT 회장은 명예퇴직자 덕에 KT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을 얻게 됐다. 황 회장이 지난 1월 취임 후 100일 만에 이뤄진, 끝나지 않은 ‘초고속 구조조정’이다.
명예퇴직으로 인한 퇴직금 등 비용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KT는 내년부터 연간 7000억원 규모의 인건비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도 KT 명예퇴직을 수익성 개선의 청신호로 분석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황 회장이 명예퇴직에 상당한 속도를 냈다고 본다.
KT에 남은 직원들은 언제나, 또 어떠한 형태로든 추가 명예퇴직이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KT맨’이라면 떠난 직원이나 남은 직원들 모두 아픔이고, 슬픔이 남겨져있다.
떠날 사람은 떠났다. 황 회장 결정에 떠난 사람들인 만큼, 황 회장이 직접 그들을 챙겨야 한다. 이제 그들은 前 KT맨이 됐다. KT는 명예퇴직자들이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추가 지원 방안을 서둘러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다행히 KT는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직 워크샵을 5월 한달 동안 열고, 내달부터 9월까지는 창업ㆍ재취업 교육이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퇴직자 DB를 구축, 다양한 추가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퇴직자한테까지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을 세우긴 어렵다. 황 회장이 ‘1등 KT’를 외치는 만큼 퇴직자들에 대한 지원도 1등이 돼야 한다.
그것이 황 회장의 구조조정에 대한 당위성을 더하고, KT에 남은 직원들을 위한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황 회장도 언젠가는 前 KT맨이 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