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정상화로 내수 살리자]<3부>⑧ 정상화 VS. 활성화… 신뢰 회복 먼저
[뉴스핌=정경환 기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남길남(사진)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침체된 증권·파생상품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추락한 시장 신뢰를 되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당국과 업계의 논의가 한계에 직면한 것이 이것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남 실장은 1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평판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투자자 이탈은 신뢰를 잃었기 때문으로 당국은 물론 업계 역시 그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상화 VS. 활성화…신뢰 회복이 우선
▲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 |
이는 금융당국과 업계 간의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다. 당국은 비정상이었던 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업계는 위축된 파생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 실장은 "'정상화'와 '활성화'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서로 간의 핀트가 맞지 않는 것도 파생 시장에 대한 신뢰 저하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생시장은 고유의 이슈가 있는데,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 거래 그리고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 등으로 인해 서로의 생각이 달라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남 실장은 "그러다보니 당국은 당국대로 문제 많은 시장으로 보게 되는 것이고, 시장 플레이어들은 그들대로 거래량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신뢰 회복이 급선무로, 이해 당사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해를 풀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 공론화 통해 적정수준 찾아야…당국·업계 '공동의 로드맵' 주문
남 실장은 당국과 업계 간의 시각차를 해소하고 파생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당사자들 간의 논의 과정을 거친 시장의 적정 수준 찾기를 제시했다.
그는 "이것은 논리적 정합성이 요구되는 부분이기에 공론화해서 어떻게 가야할지 살펴야 한다"면서 "규제 하나가 시장에 워낙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이지, 적정 수준 찾기라는 것이 찬반 논리는 물론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 또한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유동성 공급자(LP)를 만들어 놓고 호가를 제한하는 것은 영 어색하다. 기본예탁금 제도 역시 주식워런트증권(ELW)은 추가적인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어 담보를 받아야 될 이유가 없는 상품인데 오히려 그로 인해 선물대여계좌 같은 편법이나 불법만 초래하고 있다는 것.
남 실장은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진입장벽임은 알겠으나, 투자자 보호에 적절한 진입장벽이 필요하다"며 "너무 과도한 또는 강력한 규제는 규제 효과를 확인해 가면서 합리적으로 정상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하면 지나치게 위축된 시장 거래량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2011년 2조원에 이르던 ELW 하루 거래량이 지금은 600억~8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정상적인 시장이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적정 수준을 도출하자는 것이 과거로 돌아가자는 뜻이 아님도 분명히 했다.
남 실장은 "적정 수준이 딱 어느 정도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다만 "과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론화를 통한 적정 수준 찾기는 당국과 업계 공동의 로드맵 주문으로 이어졌다.
남 실장은 "시장이 굉장히 위축된 것이 큰 위기"라며 "규제 합리화 등도 중요하지만, 파생시장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당국과 업계 공동의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업계에서도 파생시장의 추락한 위신 및 평판 회복을 위한 자율 규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시장 침체에는 업계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