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美 금리상승에 상환부담 증폭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
가뜩이나 부채 부담이 작지 않은 중국 기업이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중고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약세는 해외 자금줄을 확보해야 하는 중국 기업에 또 하나의 악재로 꼽힌다.
(사진:뉴시스) |
23일(현지시각) 노무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이 1692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60% 급증한 수치이며, 2011년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은행권과 건설업, 에너지 업종의 기업이 해외 자금 조달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은행권이 중국 기업에 대해 집행한 여신은 609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말에 비해 약 70% 증가한 수치다.
중국 기업의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인터넷 기업 텐센트 홀딩스는 5배에 이르는 투자 수요가 몰린 가운데 25억달러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중국 석유 가스 업체인 CNOOC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로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중국은행도 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투자자들은 선진국에 비해 중국 기업의 회사채 수익률이 높다는 점에 투자 매력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기업이 연이어 디폴트에 빠졌지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중국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미국의 시장금리가 상승 추이를 타고 있는 데다 중국 위안화가 하락하고 있어 중국 기업의 조달 비용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무라의 옌스 노르디빅 애널리스트는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권 여신을 확보한 중국 기업의 경우 과거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라며 “앞으로 상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의 국내 금융시장 여건이 가까운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동산 개발 업체인 그린타운 차이나 홀딩스의 사이먼 펑 최고재무책임자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필요한 만큼 자금을 조달하는 일이 상당히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위안화 약세가 달러화 표시 부채의 상환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초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3% 하락했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스티븐 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의 해외 부채가 우려스러울 만큼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