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변동성 '뚝' 캐리트레이드 활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인도 루피화를 포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로 폭락, 소위 ‘취약한 5개국’으로 분류됐던 통화가 커다란 반전을 이뤄 관심을 끌고 있다.
연준의 지속적인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이후 이들 통화가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하면서 트레이더들 사이에 ‘하이 파이브(high five)'로 불리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
2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후 인도 루피화와 브라질 헤알화, 터키 리라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그리고 남아공 랜드화 등 5개 통화는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수익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이들 통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진 데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저조한 가운데 수익률을 창출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HSBC의 데이비드 블룸 글로벌 외화 헤드는 “최근 1~2개월 사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떨어져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급증했다”며 “특히 이들 5개 통화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을 때 캐리 트레이드에 따르는 리스크가 크게 상승한다. 지난해 하반기 외환시장이 급등락하면서 캐리 트레이드가 종적을 감췄던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떨어졌다. JP 모간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환시 급등락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저금리 통화를 조달, 고금리 통화가 제공하는 수익률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브노와 앤 외환 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의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최근 몇 달 사이 거의 사라졌다”며 “취약한 5개국 통화는 ‘확고한’ 5개국으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부 이머징마켓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을 높였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격적인 베팅을 경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구조적인 위험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도이체방크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올들어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통화 중 하나”라며 “하지만 경제 성장률과 재정 건전성 등을 감안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