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상승에 캐리 트레이드 매력 급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급락이 진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시한폭탄이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조달러 규모의 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될 경우 자산시장에 한 차례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경고다.
(사진:AP/뉴시스) |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이머징마켓의 외환보유액 증가가 2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매입해 차익을 올리는 거래 기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로 인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캐리트레이드가 대폭 축소되는 한편 청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2008년 말 이후 제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로 인해 3% 선을 찍었다.
지속적인 테이퍼링과 경기 회복이 맞물리면서 국채 수익률 상승 압박이 높아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고금리 신흥국과의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급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BOA-메릴린치는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결국 완전히 종료하는 수순을 밟고 있고, 이 때문에 캐리 트레이드가 대폭 줄어들거나 청산될 수도 있다”며 “캐리 트레이드가 주도한 이머징마켓의 자산 가격 상승이 한계 수위에 달했고,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인도네시아, 남아공,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캐리 트레이드와 강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 업계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다.
또 게임과 인터넷 섹터를 중심으로 이머징마켓의 기술주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탄 것도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밀려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20개 주요 신흥국의 통화 가치를 추종하는 지수는 지난 3일 88.94까지 하락해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최근 12개월 사이 지수는 8.7% 급락했다.
특히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올들어 16% 폭락했고, 러시아 루블화와 콜롬비아 페소화 역시 각각 6.8%와 4.4%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