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국채 '숏' 나선 딜러들 예상밖 강세장에 당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채시장의 하락에 강력 베팅했던 월가의 채권 딜러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움직임과 고용을 포함한 경기 호전에 따라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사진:AP/뉴시스) |
JP모간과 씨티그룹을 포함해 월가의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지난달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국채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을 서둘러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면서 월가의 국채 하락 베팅이 빗맞은 셈이 됐다.
월가의 예상과 달리 국채시장이 강한 저항력을 보이면서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될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수조달러의 자산을 매입하고 나섰을 때 트레이딩 부문은 예측 가능한 동시에 수익성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한편 수익성 역시 위축되는 양상이다.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마크 맥퀸 파트너는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을 포함해 경기 향방과 금리 움직임 등 거시경제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딜러들이 과거처럼 확신을 가지고 베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초 3.05%까지 오르면서 2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 반전, 최근 2.7%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지난 3월 국채시장에서 총 52억달러 규모로 국채 하락 베팅을 단행했다.
이들이 국채시장에서 숏 포지션을 취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이 양적완화(QE)를 본격 축소하고 나선 데 이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월가의 투자가들은 여전히 국채 수익률의 상승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 10년물 수익률이 3.3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10년물 수익률이 4%까지 오를 것”이라며 “경기가 호조를 이루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1.9% 성장한 미국 경제는 올해 2.7%로 성장폭을 확대한 뒤 내년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