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등 단기투자 배정물량 늘어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글로벌 물가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흐름으로 인해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돈이 몰리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그리스 국채입찰 높은 경쟁률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엄청난 물량의 발행에도 이를 사들이려는 투자자들의 입찰 주문은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즈는 사상 최대인 회사채 490억달러 어치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입찰에 몰린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은 1000억달러였다.
지난 1월 스페인 국채 10년물 100억유로 규모 매각에서는 400억유로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여기에 지난주 30억유로를 모집한 그리스 국채 발행에는 무려 200억유로가 몰려 6.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흥행이 이뤄졌다.
◆ 발행 하룻만에 채권값 급락 배경은
하지만 국채발행 하루 뒤 그리스 국채수익률은 4.95%에서 5.10%로 급상승(채권값 하락)했다. 불과 하루 전 기록적인 자금이 몰렸던 것에 비하면 전혀 예상하기 힘든 결과였다.
재차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리스 국채발행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불균형을 보여준 흔치 않은 사례로 이는 투자자들에게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만큼 채권 시장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투자자들이 무모하게 사자 주문을 내고 투자은행은 이를 무작정 인수한다는 점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권 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는 바젤III 위원회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개별 채권거래를 억제하려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개별적인 채권 거래가 억제되다 보니 이들 자금이 발행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 헤지펀드 등 단기투자 배정물량 늘어
채권 발행자는 되도록이면 장기투자자에게 채권을 팔기를 원한다. 반면 이를 중개하는 투자은행들은 이를 사주는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남길 바란다.
또한 투자은행들은 대형 물량을 떠안는 큰손들을 주축으로 입찰 전략에 반영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물량을 떠안게 되면 결국 시장에 내놓는 것이 상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그리스 국채 입찰에서는 단기성 자금으로 구성된 헤지펀드에 대한 배정 물량이 전체의 33% 수준으로 적지 않았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단기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넘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규모의 자금이 흔치 않은 투자처를 찾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나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