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마비되자 주식시장에서 돌파구 마련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해운업계가 주식시장 상장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침체를 맞으면서 주요 자금줄인 은행권 여신이 마비,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부족분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해운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와 투자자들의 고수익률 추구가 해운 업체들의 주식 발행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기대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해운 업계의 자금난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2009년 대규모 선박을 주문한 데서 비롯됐다.
경기 호조를 예상해 선박 주문을 대폭 늘렸지만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핵심 자금줄인 은행 여신이 마비돼 대출 만기 연장이 막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운 업계가 채워야 하는 자금 공백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상황이다. 은행 대출 문턱이 좀처럼 낮춰지지 않자 업체들이 발길을 돌린 곳이 주식시장이다.
사모펀드 업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주요 주주인 프린시펄 마리타임 탱커스는 지난후 미국 증시 상장을 신청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 목표액은 1억달러다.
그리스의 선사 퀸타나 해운과 버뮤다의 노르딕 아메리칸 오프쇼어 역시 각각 1억달러와 1억1500만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뉴욕증시 IPO 신청을 접수했다.
독일 하팍 로이드와 칠레의 바포레스 역시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주 아반스 가스는 오슬로 증시에 상장했다.
해운사 IPO에 대해 투자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리스크/보상 측면에서 뚜렷한 경계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ABN 암로의 존 옹 매니징 디렉터는 “해운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은 적정 밸류에이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해운 업체의 주력 비즈니스에 따라 향후 수익성과 주가 흐름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운송 영역이 가전제품부터 원자재까지 다양한 만큼 주력 분야의 경기 사이클에 따라 잠재적인 투자 수익률이 엇갈린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