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월 800억유로 자산 매입 등 다각도 가능성 저울질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디플레이션 리스크 해소를 위한 미국식 양적완화(QE)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내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밑그림을 잡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 ECB는 미국과 같은 비전통적 부양책을 통해 디플레이션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특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돼 집중적인 질의를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시행 방안과 전반적인 밑그림을 완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는 1조유로 규모의 QE를 통해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해소하는 내용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ECB는 다양한 형태의 QE 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몇 가지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1년간 매월 800억유로 규모로 자산을 매입해 인플레이션을 0.2~0.8%포인트 가량 높이는 전략이 이 가운데 한 가지로 알려졌다.
매입할 자산의 대상에는 미국과 같이 국채를 중심으로 하는 방안 이외에 자산담보부증권(ABS)을 사들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이 국채보다 ABS를 사들이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브느와 꾀레 ECB 정책이사는 “유럽의 QE는 미국이 시행했던 것과 다른 형태로 추진될 것”이라며 “실무팀이 다양한 각도에서 QE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QE 시행에 대한 논의가 한층 구체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시행이 단시일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니 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이사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QE 시행 여부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논의가 가능한 카드에 대한 논의일 뿐 당장 시행에 들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금융시장이 한 차례 냉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브 메르시 ECB 정책이사 역시 “QE 시행에 대해 상당 부분 논의를 진행했으나 아직 얼개를 잡을 정도로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 합의를 이루는 것부터 실제 시행까지의 과정은 장거리 마라톤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