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정상화로 내수 살리자]<2부> - ④국내 찬밥, 해외 인기짱
[뉴스핌=백현지 기자] #. 한 대형 증권사 압구정지점에서 근무 중인 K씨는 "지난해부터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하이일드 펀드'를 찾기 시작했다"며 "JP모간, 얼라이언스번스틴 등 외국계 운용사의 상품을 판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가입 고객 대부분은 5%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K씨는 귀띔했다.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절대금리수준이 높은데다 경기회복으로 부도율이 낮아질 경우 금리하락에 다른 자본이득까지 얻을 수 있어 고수익을 추구하는 국내자금이 몰리고 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3월말까지 글로벌하이일드채권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모두 1801억원. 같은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2021억원 유출과 대조된다.
개별펀드 중에서는 ‘JP모간단기하이일드자(채권)A’에 3494억원이 몰렸다. 해외 하이일드채권펀드중 최대 판매액이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5.18%에 달한다. 이 펀드는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에 집중 투자한다. 편입 회사채는 PAETEC Holding, J CREW GROUP, BUMBLE BEE ACQ 등 미국 기업 위주다.
JP모간 관계자는 "미국 하이일드 시장이 전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절대금리 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비록 투기등급이지만 2년 미만 단기채권을 편입하기 때문에 금리와 부도위험 등이 크지 않아 자금이 몰리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하이일드채권펀드에 대한 인기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꾸준히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2012년 한 해에만 240억 달러가 유입됐다. 최근 4년간 유입액이 지난 20년간 투자금액을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하이일드채권펀드는 사실상 고사상태다. 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형 회사채 펀드 조차도 1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최근 변화의 조짐도 조심스럽게 감지되고 있다. BBB등급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채권펀드 설정 움직임이 가사화되고 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지난달 17일 하이일드 펀드를 선보였다. 일임형인 이 펀드는 총 자산의 30%이상을 BBB+ 이하 채권(비우량채권)이나 코넥스 주식에 투자한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하이일드 펀드는 (BBB+이하) 3~4종목만 있으면 설정가능하다"며 "첫해 운용 수익률을 15%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100억원 가량 자금이 들어왔으며 추가 법인자금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업게에서 올 상반기 2개의 하이일드채권펀드를 설정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지원실장은 “해외 하이일드채권펀드처럼 편입 대상을 코넥스 등 신생, 벤처기업 등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 기업은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Fallen angels‘(재무적 영업적 어려움으로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기업)대신 잠재력이 큰 이들 기업에 투자하여 상생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