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가상각 감안 내년 대규모 적자 암시도
[뉴스핌=홍승훈 기자] "자원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핵심역량인 조직과 사람을 갖춰 오퍼레이팅(운영)을 해야한다."
최근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으로 출장을 다녀온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사진)은 27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중단된 사업(볼레오 광산)을 다시 하자니 힘이 서너배 더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볼레오 광산은 광물자원공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으로 그간 지분투자에만 그쳤던 공사가 지난해 1조원을 들여 지분 및 사업운영권을 따내 직접 운영하는 최초 프로젝트.
고 사장은 "앞서 캐나나 CEO는 현장을 딱 두 번 찾았다는데 저는 한 달에 한번꼴로 방문한다"며 "현장이 10개월동안 버려져 있어 이를 다시 잡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이제야 공장같이 보인다"고 전해왔다.
이어 "현재로선 연내 공장을 다 짓고 시험생산 등 상업운전단계를 거쳐 내년 본격 생산에 착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90% 완벽하게 가동되면 정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 준공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볼레오광산에 대해선 오퍼레이터(사업운영권자)로서의 자원개발 투자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고려아연등 굴지 회사들도 제련소와 광산을 함께 갖고 있진 않지 않냐. 이런 측면에서 이번 사업의 성공은 국내 최초로 광산과 제련소를 패키지화 한다는데 있다."
결국 오퍼레이터로서가 아니라면 자원개발사업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고, 상당수 지분투자는 단순 펀딩에 불과하다는 것이 고 사장의 자원개발 지론이다.
고 사장은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의 해외자원개발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지난 정부에서 자원을 중시해 많은 지원을 했지만 안타까운 것은 본질가치보단 일하는것을 알아달라는 식으로 일했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펀딩에 불과한 지분투자에 집중하게 됐다. 하지만 자원개발은 사실 핵심역량인 조직과 인력을 제대로 갖추고 가야 한다."
최근 정부의 알짜 해외자산 매각 압박에 대해선 "정부가 일종의 주주권을 대리행사하는 측면으로 이해한다"며 고위관료 출신 사장으로서의 입장을 전하면서도 조직과 인력의 질적 향상을 막고 있는 한계에 대해선 에둘러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세계 유수의 동광회사인 칠레 코델코 CEO를 방문했을때 고급인력 유출을 어떻게 막느냐고 물었더니 직원들의 급여와 스카웃 등은 일체 CEO 권한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고 하더라.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는 추후 받으면 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우린 급여수준이 제한적이다.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특허청장 등 30여년 고위공무원을 역임한 고 사장은 현재 CEO로서의 경영 애로사항도 전해왔다.
그는 "실제 열심히 자원개발해서 상업생산 시작하면 이번에는 재무재표 작성으로 힘들어진다. 감가상각이 시작되면서 장부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정부도 이 사정을 일일이 봐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내년 공사의 대규모 적자 가능성을 암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