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롭 서드포인트 회장, 포이즌필 무효 소송
[뉴스핌=주명호 기자] 세계 최대 경매업체 소더비(Sotheby's)와 행동주의 투자자 다니엘 롭 서드포인트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법정 공방으로 번질 기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롭 회장이 소더비가 작년 10월 도입한 '포이즌필'을 무효화시키기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포이즌필은 대표적인 경영권 방어수단 중 하나로 적대적 인수합병(M&A)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현 주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외부 인수자는 그만큼 지분 확보가 어렵게 된다.
소더비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4일 경영권을 획득하려는 개별 주주 및 그룹이 10% 이상 지분을 취득시 포이즌필이 발동되도록 결정했다. 다만 경영권에 관여하지 않는 소극적 주주(passive shareholdedr)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20%까지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롭 회장의 서드포인트는 지분 9.6%를 보유한 소더비 최대주주 중 하나다. 소더비 이사회의 포이즌필 도입에 롭 회장은 "주주들의 효율적인 위임장 경쟁을 막아 이사진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려는 부적절한 시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소더비는 "소더비의 모든 주주들에게 정당한 보상 없이 경영권을 취득하려는 개인이나 그룹을 막기 위한 방안"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소더비 이사회는 롭 회장을 포함한 서드포인트의 이사 지명을 거절해왔다.
소송이 이뤄질 경우 경영진보다는 주주의 입장에 더 유리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델라웨어 대법원의 리오 스트린 수석판사는 지난 24일 경영권이 행동주의자 및 주주들에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소더비와 롭 회장의 경영권 싸움은 작년 10월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롭 회장은 지도력 부족 및 경영 부진을 문제 삼아 윌리엄 루프레히트 소더비 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