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亞 "중국, 수출 위해 의도적 위안화 절하 나선 것"
[뉴스핌=권지언 기자] 심상찮은 위안화 약세를 두고 아시아 환율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급격히 하락한 위안화가 아시아에서 환율 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과 미국 간 교역 마찰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오르막이던 위안화 가치는 지난 2월 말 인민은행의 개입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상승분을 대부분 덜어낸 상황이다.
위안/달러 환율 1년 추이(위안화 가치와 반대)[출처:블룸버그] |
지난 17일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일일 변동폭을 종전의 1%에서 2%로 확대한 것 역시 위안화 환율 결정에 있어 시장의 역할을 더 크게 키우려고 한 것이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례적인 위안화 방향 전환을 두고 미국과 아시아 주변국 관계자들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수출업체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시장 가치보다 낮게 끌어 내렸다는 분석이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 역시 위안화 환율 일일 변동폭 확대에 대해서 처음에는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지난주 왕양 중국 부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는 위안화 환율 결정을 시장에 맡기기 위해 아직까지 갈 길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WSJ는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통화가치 절하 경쟁이 불붙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화 약세와 통화완화 정책을 바탕으로 지난해 일본 경기 회복에 탄력이 붙으면서 수출 경쟁국인 한국과의 긴장감이 고조됐던 것처럼, 중국 역시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학 교수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절하를 위해 대대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비춰진다면 새로운 환율 긴장감이 생겨날 수 있다"며 "일부 이머징 마켓으로 자금이 돌아오는 상황에서 위안화 약세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의 환율 방어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 C.프레드 벅스텐도 "중국이 이렇게 오래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데 놀랐다"며 "이런 흐름이 더 이어진다면 미 의회 등에서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 비난이 다시 끌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