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외자기업 타격 클 듯
[뉴스핌=강소영 기자]중국에서 새로운 소비자보호법이 발효되면서 사전에 충분한 대응책을 준비 못한 외국기업이 적지않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인민망(人民網)이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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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지방도시에서 진행된 3.15 소비자의 날 행사 모습 |
중국은 신소비법을 통해 그간 소비자가 상품과 서비스 품질 문제로 피해를 입어도 제대로 구제받지 못했던 관행을 뿌리뽑고, 소비자와 판매자의 의식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이를 통해 소비자의 소비를 촉진하고, 실물 경기도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서비스와 상품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판매자 혹은 기업이 증거를 제시해야 하며, 전자상거래 업체와 판매자 모두에게 연대 책임이 지워진다.
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신소비자법에 외국 기업이 긴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 기업의 우려는 법안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닌 행정당국의 집행과정에 대한 불신이다.
인민망에 따르면,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외국 기업이 중국 현지 기업보다 신소비법 적응에 더욱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제까지 중국의 시장 환경 특징을 고려할 때, 신소비법의 발효로 기업에 대한 중국 행정당국의 부정기적이고 임의적인 법 집행이 빈번해 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서비스품질평가 사이트를 운영하는 페이밍하오(費明浩)는 "신뢰와 투명도 제고가 소비 확대의 핵심이지만, 중국의 신소비법 집행이 제대로 될 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소비법의 시행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은 더욱 늘어나는데 소비자의 권익은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권리 향상을 위한 신소비법이 외국 기업을 당혹스럽게 하는 데는 최근 중국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중국 정부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반독점법 집행 강도를 강화한 후 외국 기업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기때문이다. 이때문에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고의적으로 '외국 기업 때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영 CCTV도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기업의 '비위' 적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CCTV는 소비자의 날에 '3·15 완후이(晩會)'라는 기업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제품에 대한 서비스 및 품질 불량, 판매 과정의 문제 등을 폭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애플이 애프터 서비스 차별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올해는 일본 카메라 업체 니콘과 호주 유제품 업체 OZ우유가 도마위에 올랐다.
신소비법의 발효로 소비자와 기업 간 발생한 분쟁에 대해서, 외국 기업이 중국 기업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것도 외국 기업의 고민이 되고 있다. 중국 기업은 소비자의 민원에 즉각 대처할 수 있지만, 외국 기업은 멀리 떨어진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응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이 본사와의 협의로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SNS 등 인터넷 상에서 소비자의 원성은 더욱 확산돼 사후 처리가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 영국의 로펌 디엘에이 파이퍼(DLA Pier)는 "현재 대다수 외자 기업이 신소비법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를 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소비법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 17일 상해상보(上海商報)에 따르면, 신소비법이 발효 이튿날 상하이시 소비자보호위원회는 한 시간만에 2000여 통의 소비자 민원이 접수됐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