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 PER 4.8배로 10년래 최저…45개국 중 가장 낮아
[뉴스핌=김동호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락한 러시아 증시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상승 랠리로 인해 다소 부담스런 수준인 선진국 증시에 비해 투자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증시 급락은 저가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자 저평가된 시장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4.8배로, 지난 10년 여 동안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45개 신흥 및 선진국 증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JP모간의 올레그 비를로프 애널리스트는 "현재 러시아보다 저평가된 시장이 어디 있겠냐"며 저가매수를 노린다면 러시아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러시아 MICEX지수 일간차트. [출처: micex.com] |
급락 하루만인 4일에는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러시아 증시는 5% 가량 반등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한 러시아 증시는 지난주 8%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인 EPFR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러시아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지난해 말 이후 가장 많았으며,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마무리된 것이 아닌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군사적인 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언제든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JP모간 아드리안 모왓 투자전략가는 "러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해야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저가매수는 곧 손실로 바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미 여러 신흥시장 투자 매니저들은 비중을 축소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