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제재 본격화시 루블화 추가 약세 전망
[뉴스핌=권지언 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러시아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2일(현지시각) 외환 트레이더들이 루블화 매도에 나서면서 미 달러화 대비 루블화 환율은 1달러당 37루블 위로 올랐다. 지난달 28일(금요일) 마감가인 35.86루블 대비 3% 넘게 오른(루블화 가치 하락) 수준이다.
루블화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이머징 마켓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성장세까지 둔화되면서 올해 들어 이미 달러 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달러/루블 환율(루블화 가치와 반대) 6개월 추이 [출처:블룸버그] |
애널리스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설 경우 러시아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루블화의 경우 거래가 재개되는 3일 낙폭이 1~4%에 달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상당한 러시아 주식시장의 경우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트레이더들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스탠다드뱅크 이머징마켓 전략가 팀 애쉬는 "(현 상황은) 러시아 자금유출의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러시아가 투자 기피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개입을 통해 루블화 급락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 상당한 금액의 외환 보유고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아와의 전쟁이 발생했던 지난 2008년 당시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고자 200억달러 가량의 외환보유액을 사용한 바 있다.
스탠다드뱅크 애쉬는 "러시아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취약하다"라며 지난 2008년 역시 사람들의 예상보다 상황은 심각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는 무장 병력 수백명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 배치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전체 예비군 소집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병력 철수를 요구하는 등 국제사회 역시 한 목소리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