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외자금 이탈 막자"…기준금리 7%로 전격 인상
[뉴스핌=김동호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증시가 하루 만에 11% 폭락했다. 루블화 가치 역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주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병력 파견을 지시하고 이를 러시아 의회가 승인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국에 예비군을 소집, 전투 태세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감돌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급히 러시아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군사기지 인근에 나타난 러시아 군인들. [출처: AP/뉴시스] |
루블화 가치 역시 1.6% 가량 급락하며 달러 대비 36.45루블에 거래됐다. 모스크바의 민간 환전소에선 이미 지난 주말 루블화 가치가 6% 가량 폭락했다. 일부 환전소에선 달러화가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시장의 충격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자 러시아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50%에서 7.00%로 대폭 인상키로 결정했다.
급작스런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주말 이후 급격히 이뤄지고 있는 해외 투자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금융시장 외에도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이번 사태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자원 수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와 원유 등이 지나가는 핵심 통로에 자리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선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자원을 비롯해 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4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이 2% 가량 급등했으며,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1.9% 가량 올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인해 금 현물 가격도 1.6% 가량 상승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비난하며 경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증파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