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등 제조업체에도 파급효과…5G 개발도 '속도'
[뉴스핌=권지언 기자] 스마트폰 포화 상태에 다다른 중국이 유럽보다 먼저 4세대(4G) 초고속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며 통신기술 경쟁에 불을 당겼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첫 4G 통신사로 선정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이 서비스 런칭에 앞서 약 20만개의 기지국을 설치했는데, 이는 유럽 전역에 설치된 기지국 수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차이나모바일의 4G 서비스 네트워크망은 중국 동부 연안지역 주요 도시에서 최대 5억명의 인구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은 연말까지 최대 100만개의 G4 서비스용 안테나기둥을 설치할 계획이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했던 유럽 모바일 통신업체 관계자들이 규제와 경기 둔화로 유럽에서 4G네트워크 구축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MWC에 참가했던 중국 국영 장비업체 ZTE 재무이사 웨이자이셩은 "현재 중국 내 30만개에 달하는 4G 기지국이 올해 말까지 최대 1백만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업체들이 기지국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4G 안테나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며, 4G 경쟁에 있어 유럽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중국의 4G 도입 움직임이 단순히 인터넷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계획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기기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에릭슨, 노키아와 같은 통신기기 업체들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G 도입은 중국 자체의 경제 및 사회 발전 역시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FT는 이전에는 중국 업체들이 서방 기술을 따라하기 급급한 저렴한 이미지로 비춰졌지만 4G 도입으로 위챗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새로운 웹기반 사업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FT는 중국 업체들이 4G 개발에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5G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며, 화웨이를 예로 들었다.
지난해 말 향후 5년간 5G 개발에 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임이 보도된 바 있는 화웨이는 지난달 WMC 현장에서 올해 미국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여욱 리서치그룹 CCS인사이트는 중국이 향후 2년 안에 차세대 모바일기술 선두주자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