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카데미 후보작 중 가장 눈에 띄는 세 작품. 왼쪽부터 '아메리칸 허슬' '그래비티' '노예 12년' |
여성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의 사회로 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리는 2014 아카데미시상식(86회)은 전례 없는 무비스타들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유난히 대작이 많은 2014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후보작들의 각축전. 이 중에서도 '아메리칸 허슬'과 '그래비티' '노예 12년'이 2014 아카데미 후보작 중 가장 뜨거운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아메리칸 허슬'과 '그래비티'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나란히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불꽃 승부를 예고했다.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시대극 '노예 12년'도 9개 부문에 후보를 배출하며 두 작품을 압박하고 있다.
데이빗 O. 러셀 감독이 내놓은 ‘아메리칸 허슬’은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녀주연상, 남·녀조연상, 의상상, 편집상, 미술상 등 10개 부문 후보로 꼽힌 역작이다. 실제 미국에서 벌어진 FBI 요원의 범죄소탕 작전을 재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어쩔 수 없이 FBI에 영입된 천재 사기꾼의 가슴 졸이는 사기극이 감독 특유의 연출 속에 빛을 발한다. 말이 필요없는 배우 크리스찬 베일을 비롯해 에이미 아담스, 브래들리 쿠퍼가 극에 품격과 무게를 더했다. 러셀 감독과 합작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지난해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제니퍼 로렌스는 1년 사이 한층 발전한, 특히 신들린 '똘끼' 연기를 선보이며 아카데미 시상식 2년 연속 수상(여우조연상 후보)을 노리고 있다.
영화사에 전무한 롱테이크 오프닝 시퀀스로 찬사를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 역시 눈여겨볼 작품이다. 허블 우주망원경 수리를 위해 우주로 나선 주인공이 사고로 우주미아가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경이로운 영상과 참신한 시도,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의 내면연기로 호평 받았다. 감독이 '그래비티'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술이 발전하기까지 수 년을 기다린 에피소드는 영화팬 사이에서 이미 유명하다.
'아메리칸 허슬'과 마찬가지로 실화에 기반한 '노예 12년'은 1841년 미국 뉴욕에서 납치된 흑인 음악가의 기구한 삶을 조명한다. 평화로운 삶을 살다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남성의 절절한 심정을 스크린 속에 녹인 스티브 맥퀸 감독의 연출력은 정점에 달한 느낌이다. 치웨텔 에지오포와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선사하는 연기 하모니 역시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 최우수 작품상을 놓고 겨룰 다른 영화들 역시 만만찮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유쾌한 블랙코미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와 장 마크 발레 감독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그리고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허(Her)’ 역시 작품상에 손색 없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이들 작품은 국내에서도 모두 평점 9점대(10점 만점)를 유지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고 있다.
남우주연상을 놓고 격돌하는 크리스찬 베일과 매튜 맥커너히, 치웨텔 에지오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싸움도 볼만하다.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가진 연기파 메릴 스트립은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으로 생애 네 번째 아카데미상을 노린다. 메릴 스트립은 1983년 ‘소피의 선택’과 2012년 ‘철의 여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1980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여우조연상을 획득한 대기록 보유자다. 만약 그가 올해 ‘어거스트:가족의 초상’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경우 역대 4회 수상자 캐서린 햅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한편 채널CGV는 2014 아카데미시상식 후보작들의 명승부를 담은 실황을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김태훈 팝칼럼니스트 공동 진행으로 안방에 독점 생중계한다. 2014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은 아카데미시상식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