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영훈 기자] 중국 국유 석유 대기업 중국석유천연가스(CNPC)가 정유공장 신축 및 증축 계획을 속속 연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 배경과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중국 석유의 이런 조치에 대해 지난 10년간 무한 경쟁을 통해 사업영토를 확장해왔던 중국 석유업계의 몸집 부풀리기가 속도조절에 들어가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유화업계의 신증축 연기는 과잉해소와 수익개선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주변국 시장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1스지징지바오다오(世紀經濟報道)는 최근 CNPC 본사 소식통을 인용해 회사가 신축 정유공장 2곳의 신축 계획과 1곳의 증축 계획을 2~4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신축 정유공장은 모두 해외 기업의 자금이 들어간 중요한 대외합작프로젝트다. 광둥성 제양의 연간 2000만t 규모의 정유공장은 베네수엘라와 합작 투자한 것으로 원래 올해 안에 착공하려 했으나 2017년으로 연기됐다.
윈난성 쿤밍의 정유공장은 사우디, 미얀마 등 여러나라의 합자 프로젝트다. 연간 1000만t 규모이며 원래 계획보다 2년 늦춰져 2016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화 함께 허베이성에 위치한 화베이정유공장 증측도 원래 올해 진행하려 했으나 내년으로 연기됐다.
대형 프로젝트가 모두 연기된 것은 중국의 석유화학산업에 과잉생산 징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3년 이후 중국 양대 석유 대기업인 중국석유와 중국석화가 경쟁적으로 공장을 확장하면서 창장(長江)삼각주, 주장(珠江)삼각주, 환보하이(環渤海) 등 연해지역에 석유화학산업클러스트가 형성됐다. 여기에다 다롄석화, 전하이석화, 마오밍석화 등 나머지 업체들도 1000만t급 정유공장을 경쟁적으로 만들면서 지난해부터 과잉생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석화의 경우 중국 내에서 팔지 못한 경유를 지난해 동남아에 수출한 바 있다. 비록 중국 내 소비규모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었지만 동남아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중국의 경유 수출은 2012년 10월 이후 급속도로 증가했다. 그해 10월 경유 14만4000t을 수출해 전년 대비 9.1% 증가했으나, 이듬해 3월 42만t을 수출해 전년 대비 650% 증가했다. 때문에 중국이 생산 속도를 늦출 경우 주변국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CNPC가 정유공장 신축 및 증축을 연기한 것은 투자전략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 석유업계 거물인 전 CNPC 회장인 장제민(蔣潔敏) 전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 주임이 비리로 구속되고 회사 임원 여러 명이 조사를 받으면서 CNPC의 임원진이 대거 물갈이 됐다.
새 임원진은 기존의 생산규모 확장이 아닌 수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공장 증설 투자를 중단한 것이라고 분석됐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