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추세 확립 판단은 아직… 옥석가리기 철저히 해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잇따른 호재에 주가가 치솟고 있다. 다만, 실적 등 기업가치와는 무관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씨케이에이치, 에스앤씨엔진그룹, 차이나하오란 등 총 10개사다.
이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서 씨케이에이치는 올 들어 이날까지 104.8% 급등했고, 차이나그레이트와 차이나하오란도 각각 61.3%, 32.2% 뛰었다.
또한, 완리와 에스앤씨엔진그룹, 이스트아시아홀딩스 그리고 웨이포트도 각각 23.7%, 21.7%, 6.0%, 1.6%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3.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개 중 6개 기업이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10개사 중 글로벌에스엠과 코스피시장의 중국원양자원, 평산차업 KDR은 각각 1.0%와 1.7% 그리고 4.7% 하락하며 상승 대열에 끼지 못했다.
중국 기업들이 이 같은 상승세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그간의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 즉,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많이 완화된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한 마디로 '일부 미꾸라지가 온 물을 흐린 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라며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중 잡음이 있던 곳들은 대부분 정리가 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간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이 중국이라는 큰 카테고리에 엮여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명목 하에 오랜 시간 동안 저평가돼 왔다"면서 "향후에는 각 기업별 펀더멘탈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회계 불신 등의 이유로 저평가받으면서 지난 한 해 동안만 해도 1월 3노드디지털에 이어 5월 중국식품포장 그리고 10월 중국 고섬이 결국 상장 폐지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이 IPO(기업공개)를 재개하는 한편, 해외상장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고 나아가 미국에 회계 자료를 공개키로 하면서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재조명받고 있는 모습이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국 고섬 사태 등 몇몇 사건 이후 회계 불신 등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며 "해당 기업들과 한국거래소 측의 개선 노력도 한몫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국내 상장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해 한국인 사외이사 1명을 두도록 하고, 회계 감사도 국내 회계법인을 통하도록 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잇따른 중국 기업 상장 폐지 사건 이후 한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 집중된 중국 푸젠성(福建省(복건성)) 기반 기업들의 IPO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 선임연구원은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추세로 굳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에도 펀더멘탈과는 상관없이 주가 흐름이 동조되는 모습이 많았기에, 최근의 상승세를 두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회계 불신이 아직 완전히 가셨다고 보기 어렵다"며 "중국 IPO 재개 또한, 우리나라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대개 너무 작 소기업들이라 중국 증시에 상장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