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한국 특허청(청장 김영민)의 특허심사서비스가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출된다.
특허청은 7일 서울서 열린 '한-UAE 지재권 분야 고위급회담'을 통해 지재권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① 한국 특허심사관을 UAE 현지에 파견해 UAE 경제부에 접수된 특허출원에 대한 심사를 대행하는 방안과 ② 국내서 UAE 특허출원건에 대한 심사를 대행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UAE 현지에 파견된 한국의 특허심사관은 특허심사 업무뿐만 아니라 UAE 특허청 설립, 특허 관련 법‧제도 설계, 정보화, 인력양성 등에 대한 컨설팅 업무도 동시에 수행하며 한국의 선진화된 특허 행정시스템도 함께 수출하게 된다. 관련 비용은 UAE 정부가 지불한다.
이번 합의는 UAE가 포스트 오일(Post-oil) 시대를 대비해 지식재산을 국가 핵심자원으로 인식하고 지재권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선진 특허행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에 특허심사대행 등 지재권 역량구축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UAE는 경제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특허출원건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UAE 내에는 아직 특허전담조직이 없어 특허심사는 오스트리아 특허청에서 극히 일부만 대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허청은 이번 합의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중 세부일정을 마련, 특허심사대행을 개시하고 이를 토대로 장기적으로는 정보화, 인력개발 분야 등 UAE 지재권시스템 구축을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만들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허청의 UAE 지재권 협력사업은 자원부국이자 한국의 대표적 무역적자 국가 중 하나인 UAE를 상대로 고부가가치(高附加價値) 지식서비스 중 하나인 특허심사서비스를 수출하게 됐다는 점과, 그동안 원전, 자원개발, 건설 등 유형자원(有形資源) 중심으로 다져진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대표적 무형자원(無形資源)인 지재권 분야로 협력 지평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공계 출신 고급인력(전체 특허심사관 중 박사 45%)으로 구성된 한국 특허심사관들이 외국의 특허심사를 대행하는 것은 사상 최초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중동내 대표적 자원외교국가인 UAE의 특허심사를 대행해주는 것은 UAE 및 중동지역에서의 한국 국가브랜드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 특허심사관을 UAE 현지에 파견하고 국내에서 UAE 특허출원에 대한 심사를 대행하기로 함에 따라 특허 선행기술조사 및 심사관련 고급 이공계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며, 향후 대행건수 확대와 더불어 동 협력모델이 다른 개도국으로 확산 시 상당한 국내 고용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특허청이 UAE 특허심사를 대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대 중동 관계가 70년대 중동 건설인력 수출에서 고급 지식서비스 수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른 개도국을 대상으로 하는 지식재산 행정한류(K-IPMOVE) 확산과 더불어 일자리 외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