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 후 시베리아 억류 일본군 기록도 등재 시도
[뉴스핌=김동호 기자] 일본이 태평양전쟁 당시 가미카제 자살특공대의 유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만들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지난 4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지란(知覽)특공평화회관'은 태평양전쟁 말기 가미카제 자살특공대 대원들의 유서 등 관련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키로 했다.
미나미큐슈(南九州)시 소재 지란평화회관에는 현재 자살특공대원들의 유서와 사진 등 1만4000여점의 자료가 소장돼 있는데, 이 중 실명이 확인되고 직필로 쓰인 유서와 편지 등 333점이다.
시모이데 간베이 미나미큐슈 시장은 "내일 죽음을 앞둔 극한 상황에서 특공대원이 남긴 진실한 언어를 보존·승계해 세계에 전쟁의 비참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살특공대원의 유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는 많은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전쟁의 비극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와는 달리 실제론 군국주의로 인해 죽은 군인들을 미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공대원들이 죽음을 감수하고 출격한 과정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논쟁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선 자살특공대가 자발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정부, 혹은 군의 강요에 의해 추진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본 학자인 오누키 에미코씨는 특공대에 관한 저서 '죽으라면 죽으리라'에서 가미카제 대원 대부분이 '지원'을 강요받은 젊은이라고 판단했다.
이와는 별도로 교토부(府) 마이쓰루(舞鶴)시도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시베리아에 억류됐던 일본군 포로 등과 관련된 자료를 다음 달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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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 미화 논란에 휩싸였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 [출처:뉴시스] |
당시 우리 정부는 '이웃 국가의 아픔과 관련 있는 시설을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하려는 것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기리는 세계문화유산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철회를 요구했으나 일본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