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 선전시 최저임금 22년새 7배
[뉴스핌=조윤선 기자] 임금 상승에 따라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제조업체가 늘어나면서 중국의 '세계 공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기자. |
3일 중국 인터넷 뉴스 포털 텅쉰재경(騰訊財經)은 중국의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아프리카로, 고부가가치 제조업은 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전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조업체의 탈(脫)중국화를 부추기는 가장 중요한 요인중 하나는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중국의 제조업 기지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월 최저임금은 1808위안(약 32만원)으로 기존보다 13% 인상된다. 파트타임 노동자의 최저 시급도 16.5위안(약 2900원)으로 상향조정됐다. 2013년 선전의 월 최저임금은 1600위안(약 29만원)이었다.
지난 1992년 월 최저임금이 245위안(약 4만39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2년새 선전의 최저임금은 무려 7배가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중국의 인건비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월 말, 애플 제품을 하청 생산하는 폭스콘의 모(母)회사 훙하이(鴻海)는 최고급 액정패널 생산 공장을 미국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훙하이는 자본집약형 고부가가치 제조업을 자사 최대의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훙하이의 미국 공장 설립은 중국의 임금상승 외에도 급증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수요를 만족시키고, 근래 중국에서 발생한 폭스콘 노동자 연쇄 자살 사건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훙하이는 현재 고객원(源)이 풍부하고 미국 현지 정부의 지원혜택이 많은 애리조나주나 뉴저지주 또는 텍사스주에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반해 저부가가치 제조업 기지로 아프리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텅쉰재경은 홍콩의 제조업체들이 현재 르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의류브랜드 H&M이나 테스코, 월마트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도 저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있어 아프리카를 선호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아프리카가 새로운 제조업 기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임금 수준이 낮은데다 노동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홍콩공업총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아프리카의 월 임금 수준은 50달러(약 5만4000원)"라며 "향후 10년간 이러한 저가 임금 경쟁력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11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아프리카 대륙 주민의 평균 연령은 24세 미만으로 노동 가능인구가 풍부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높은 출산율을 자랑하는 아프리카는 중국과 달리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사회 문제를 겪지 않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1000명당 출산아 수는 세계 평균의 1.5배가 넘는 3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린이푸(林毅夫) 전 세계은행 부총재는 "중국이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자본·기술집약형 산업으로 구조전환을 하면서 임금 수준이 높아진 탓에 제조업체가 임금 수준이 낮은 국가로 이동하고 있다"며 "노동가능한 인구가 많고 인건비가 저렴한 아프리카가 제조업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