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자산가치 하락 여파에 '휘청'
연준 위원들 "단기적 움직임 아닌 중장기 바라봐야"
美 소비지출,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
아마존, 실적 실망에 10%대 약세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뉴욕 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이머징 자산가치 폭락의 여파로 장 초반 급락세를 보였던 주요 지수들은 일부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경제지표 호조를 재료 삼아 반등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3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94%, 149.76포인트 떨어진 1만 5698.85에 마감했고 S&P500지수는 0.65%, 11.61포인트 내린 1782.58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0.47%, 19.25포인트 하락한 4103.88로 장을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1%의 하락을 보였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4%, 0.6%의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1월 한달간 다우지수는 5.3%, S&P500지수 3.6%, 나스닥 1.7% 등 일제히 하락세를 보여 지난 8월 이후 5개월만에 첫 월간 하락을 연출했다.
이머징 시장은 중국 성장에 대한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이 추가 테이퍼링 결정에 따른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연일 충격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짐 러셀 수석 증시 전략가는 "이머징 시장의 통화 영향 및 변동성은 향후 2~3일간 더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미국 전망은 더 안정적이고 다른 글로벌 경제보다 기본적으로 더 뛰어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같은 이머징 통화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연준 정책위원들은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분위기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암스 총재는 "통화정책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에서 중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경제가 올해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자신의 전망을 바꾸는 데에 이머징 시장이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의 단기적인 움직임에 지나치게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며 "지난달 시장을 둘러싸고 일어난 일들은 미국 경제 전망 및 고용시장의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윌리암스 총재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전략에 대해 연준이 매우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신중한 단계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 역시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은 다른 국가의 환율을 왜곡시키고 자본 흐름과 신용확대 비율 등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의 안정성에도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29일 FOMC를 통해 만장일치로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테이퍼링을 결정하고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지난 연말 미국 소비자들이 미미한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출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2월 개인 소비지출이 전월보다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0.2% 수준의 증가를 점쳤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직전월의 소비지출 역시 당초 0.5%에서 0.6%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미국 소비자 심리지수가 다소 하락하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톰슨로이터/미시건대 1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의 82.5에서 81.2로 하락했다.
피어폰트 시큐리티스의 스테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출을 늘려왔던 소비자들이 다소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목 가운데에는 전일 실적을 발표한 세계 최대 온라인 판매업체인 아마존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은 여파에 10% 이상 급락했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55억 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순익은 2억 3900만달러, 주당 51센트로 집계돼 전년 동기의 9700만달러, 주당 21센트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아마존은 전문가들의 실적 예측치인 주당 순익 66센트와 매출 260억달러 등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작년 연말 쇼핑시즌 매출은 예상에 거의 부합했으나 북미 이외 지역 매출 증가세는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