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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학생·공무원이 침묵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4년01월29일 18:25

최종수정 : 2014년03월24일 20:41

라이시 "일자리감소·학자금부채·정부불신"

[뉴스핌=김동호 기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기업과 부자들에 대한 해택을 확대하며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중산층 비중은 더욱 줄었고 저소득층의 삶은 보다 어려워졌다. 빈부격차가 더욱 확대되며 대다수 국민들은 삶은 더욱 어려워졌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외침은 찾기 힘들다. 왜 그럴까?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학 정책대학원 교수. [출처:위키피디아]
로버트 라이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에도 '대중들이 저항하지 않는 이유'를 노동자와 학생, 공무원이라는 각각의 입장에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1990년대 미국 노동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라이시 교수는 과거 19세기말 진보시대나 1930년대 뉴딜시기, 1960년대 나타났던 혁명적 요구나 개혁운동이 지금은 왜 발생하지 않는지에 대해 3가지 요인을 꼽았다.

◆ 위축된 노동자…일자리 감소, 노동조합 영향력 저하

먼저 노동자들의 경우 현재의 직장과 봉급(수입)을 빼앗길 수 있다는 공포가 이들을 위축되게 만들었다는 게 라이시 교수의 지적이다.

기술 발달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지금의 노동자들은 과거 30년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일자리 위축에 직면한 상황이다.

라이시 교수는 "미국의 생산가능인구 중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지난 30년간 최저 수준"이라며 "이들 중 76% 가량이 매달 월급에 의존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선 누구의 일자리도 안전하게 보장될 수 없으며, 그렇기에 노동자들은 지금 갖고 있는 작은 것이라도 잃어버리게 될까봐 두려워한다는 얘기다.

그는 과거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했던 노동조합의 위축도 현재의 상황에 일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노동조합은 최저임금 인상, 주 40시간 노동시간 준수, 실업보험 제정 등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싸웠으나, 지금은 조합원 수가 크게 줄며 영향력도 위축됐다.

실제로 미국 민간부문 노동자들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들은 7%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유니온 광장 맥도날드 외곽에서 시위 중인 활동가들, 출처:AP/뉴시스]

◆ 소극적인 학생…졸업과 함께 채무자 전락

학생들도 저항운동에 나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라이시 교수는 과거 학생들은 시민권운동, 언론자유보장, 베트남 전쟁 반대 등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으나, 지금은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태도 변화에는 경기침체와 빈부격차 확대의 영향도 숨어있다. 지금의 학생들은 이미 대학교를 다닐 당시부터 학자금 대출 등으로 상당한 부채를 지게 돼 과거에 비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시 교수는 "1999년 이래로 학생들의 부채가 500% 이상 증가했다"며 "이들의 부채는 파산으로 사라지지 않고, 채무불이행 상태에 직면할 경우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가 급증한 반면, 임금 수준은 이전보다 떨어진 것도 문제다. 부채가 500% 이상 증가하는 동안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기업들의 초임은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졸자들을 위한 취업시장이 위축된 것도 학생들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라이시 교수는 일자리 감소가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여전히 부모의 집에 함께 머무르게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 냉소적 공무원…정부 역할에 대한 불신 급증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신도 문제로 꼽혔다. 라이시 교수는 "공무원들이 정부에 대해 냉소적으로 변했다"며 "많은 이들이 더 이상 정부가 (현실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정부가 대부분의 경우에 올바른 일들을 할 것이라 믿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50여 년 전 응답자들이 같은 질문에 대해 75% 넘게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보면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그래도 봄은 온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회는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라이시 교수는 내다봤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대중들을 더 적극적으로 사회운동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음모론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 있다"면서도 "어쨌든 변화는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자와 학생, 공무원들이 우리의 경제와 민주주의를 나아지게 만들 것"이라며 "개선(reform)은 혁명보다 덜 위험하지만,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빈부격차 확대, 세대갈등,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사회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한국에선 자발적인 사회 운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대자보에 글을 적고 있는 시민들. [출처: 뉴시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한 대학생의 외침에서 시작된 대자보 운동은 대학가를 넘어 중·고등학교와 노동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정부의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한 반대집회가 철도노조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선 '희망버스'를 탄 참가가들이 밀양으로 모여들었다.

더디지만 분명 봄은 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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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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