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존 언론에 대한 국민 불신 표출"
[뉴스핌=김동호 기자] "안녕들 하십니까?"
한 대학생의 질문에서 시작된 대자보 열풍이 한국을 넘어 영국까지 전해졌다.
최근 정치·사회 문제들에 대한 현대인들의 외면에 대해 물었던 대자보가 고등학생과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 수 많은 사람들의 응답으로 이어지자 영국 BBC방송이 이를 주목한 것이다.
[대자보에 동참하는 시민들, 출처: 뉴시스] |
BBC는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대자보 열풍이 고려대학생 주현우씨가 학교 게시판에 붙인 한 대자보에서 시작됐으며, 1주일 만에 이에 응답하는 대자보가 30개 이상 붙었다고 전했다.
주씨는 대자보에서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라며 최근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조용히 질타했다.
BBC는 대자보가 한국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한 후 고등학생들도 이번 대자보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한 한국의 국가 정보기관(국가정보원)이 인터넷 캠페인(댓글 사건)을 벌였다는 의혹이 짙어지며 정부와 기존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대자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댓글 사건 이후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불신이 전통적인 의사표현 수단이었던 대자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발언도 인용했다.
BBC는 "그러나 여전히 인터넷 공간은 (소통을 위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주씨의 대자보는 사진 형태로 인터넷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온라인 공간인 페이스북에선 26만명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좋아요'는 페이스북 사용자들 사이에서 게시물에 대한 공감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자보와 관련된 수백장의 사진들이 여러 사용자들의 게시물을 통해 전파되는 등 한 대학생의 대자보에서 시작된 사회참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들불처럼 번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