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꿈의 1조원 게임 승자가 과연 나올 수 있을까?
투자의 전설 워런 버핏이 내건 승자맞추기 게임 참가자는 미국 대학농구(NCAA) 결승 토너먼트 67경기의 승자를 모두 맞출 경우 약 1조원(정확히는 10억달러)을 받을 수 있다.
게임의 승리자는 40년 동안 대략 연 250억원씩 나눠 받을 수도 있고 한번에 절반인 5000억원을 받을 수도 있다.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67경기의 결과를 완벽하게 맞출 확률은 대략 1280억분의 1이다.
거의 당첨되기 힘든 확률이다. 우리나라의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은 약 814만분의 1이다. 따라서 로또보다 1만배 이상 맞추기 어려운 게임이다.
정확히 버핏의 승자맞추기 게임은 이보다 약 1만5724배나 더 확률이 낮아 그만큼 어렵고 맞추기도 힘들다.
이는 3억 여명의 미국인 전부가 동시에 게임에 참가하더라도 400년에 한번 승자가 나올까 말까 한 희소한 확률이다. 즉 미국대학농구 토너먼트가 앞으로 400번 치러져야 당첨자가 한번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다만 이는 스포츠 경기의 승패 결과를 바탕으로 하므로 동전던지기와 달리 다소 간 확률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
즉 동전의 양면이 아닌 게임의 승패 결과이므로 그만큼 쉬울 수도,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버핏은 이번 게임의 아이디어는 자신이 직접 생각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나왔다면 거의 농담에 가까운 얘기였겠지만 이 소식은 공식적으로 배포돼 전세계 모든 언론방송 매체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반면 최종승자에게 상금을 지급하는 대출업체 퀵큰의 홍보효과는 극대화됐다.
물론 버핏과 퀵큰 사이의 이면에 어떤 계약이 있는지 여부는 알 수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으며 외부에 공개되지도 않았다.
만약 버핏의 말에 진정성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는 꽤나 통이 큰 베팅이긴 하지만 동시에 세계 최대 부호의 허황되게 돈을 잃지 않으려는 속셈도 읽을 수 있다.
버핏의 관점에서 1조원을 잃을 확률은 1280억분의 1이다. 즉 그의 베팅으로 스스로 돈을 잃을 기대손실은 약 8달러 정도, 돈 만원도 안되는 손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미 수천만명에게 이를 노출함으로써 엄청난 광고효과를 거뒀다.
버핏은 아마 앞으로 몇달 동안 거둬들일 수천만명의 깨끗한 정보와 이메일 주소, 엄청난 광고효과 등을 통해 사업 상의 이익으로 맞바꿀 속셈에 들떠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이번 뉴스는 결국 인간 버핏의 호기어린 두뇌 구조과 판단의 속셈를 다소나마 읽을 수 있다는 것 외에 특별한 매력은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배제하기 힘든 한가지 가능성은 올해 83세의 노회한 버핏이 대출업체 퀵큰에게 어쭙잖게 이용당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버핏은 약간의 평판을 얻거나 잃더라도 결국 만족한 승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신에게 향하는 많은 불편한 관심의 화살들로부터 버핏은 스스로 의도한 방향으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