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실직자 500만명 증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이른바 ‘그린슛’이 뚜렷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악화됐다. 유로존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고,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하락했지만 불완전 고용과 노동 참여율은 뒷걸음질쳤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고용 없는 경제 성장이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화될 조짐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실직자가 500만명 증가한 2억2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발표한 ILO의 연례 보고서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지난해 두드러졌지만 실직자와 불완전 고용 역시 가파르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 같은 추세가 고착화될 여지가 높다는 점이라고 ILO는 주장했다. 앞으로 수년간 실업률이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ILO는 2018년 전세계 실직자는 2억15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만한 경제 성장 속도가 고용을 크게 늘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ILO의 기 라이더 연구원은 “전세계 실직자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고용 없는 경기 회복은 일시적인 과정이 아니라 이미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진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느린 성장으로는 고용을 창출할 수가 없다”며 “상황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고용을 정책 수립에 최우선적인 사안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실직자 수가 위험 수위에 달했고, 이에 따라 경기 회복에 따른 빈부격차와 불평등 문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공공 부문의 지출이 축소되고 있고, 민간 수요 역시 강하게 살아나지 않아 고용 시장 회복이 지극히 부진한 상태라고 ILO는 판단했다.
여기에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중소기업의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도 고용 창출의 걸림돌이라는 진단이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북아프리카 지역의 고용이 가장 커다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아프리카의 실업률은 12.2%를 기록했고, 이어 중동 지역이 10.9%로 집계됐다.
유럽과 북미 지역 및 그밖에 선진국의 실업률이 8.6%로 나타났고,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7.6%를 기록했다. 이밖에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가 4.5%를 기록했고, 동남아는 4.2%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