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무역관장 "카다피 제거이후 치안 불안…무역관 빌딩은 안전지역"
[뉴스핌=김지유 기자] 코트라(KOTRA) 한석우 리비아 트리폴리 무역관장이 현지서 피랍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코트라 무역관이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주목받고 있다.
20일 2002~2006년까지 트리폴리 코트라무역관에서 4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정영화 신흥시장팀장에 의하면 트리폴리 코트라무역관은 1974년도에 첫 개설됐다. 2011년도 카다피가 제거된 이후에 재건시장에 진출, 2012년도에 무역관이 다시 개설돼 활동 중이다.
정영화 팀장은 "리비아는 큰 건설 프로젝트 시장"이라며 "배수로 공사를 비롯, 우리나라가 300억 달러 정도를 수주하고 있다"고 무역관의 현지 개설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주로 바이어를 유치해서 우리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현지 경제 무역관련 정보들을 수집해서 우리 기업들에게 신속히 전파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리비아의 건설시장이나 상품시장 등에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폴리 코트라무역관의 경우 상무관 소속으로 파견돼 있으며, 대사관과는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그는 "주 1회 대사관회의에 참석하고 현지 정보를 늘 같이 공유한다"며 "현황발생 시에는 대사관에서 무역관거리가 4km 남짓밖에 안 돼기 때문에 수시로 보고하는 등 유기적으로 잘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비아의 경우 한국기업들이 배수로 공사, 병원, 학교, 도로 등 국민들과 직접 관련된 공사들을 많이 해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다"며 "국민들도 한국기업이라고 하면 자기 형제국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친한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고 말해 한국에 대한 악감정을 갖고 한석우 관장을 피랍 대상으로 저격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추측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2011년도 카다피 제거 이후 리비아의 치안상황은 다소 불안해졌다.
정 팀장은 "내가 근무할 당시만 해도 카다피가 안정적으로 치안을 확보하고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며 "사막이나 이런 지역에 나갈 때에는 차량 강도 같은 사건은 가끔 있었지만 신변의 위협을 받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2011년도 카다피 몰락 이후에 정부에서 치안이 약간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현재 민병대, 정부군과의 갈등, 세력을 서로 확장하고자 하는 다툼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2년부터 현지 코트라무역관이 입주해 있는 트리폴리 타워에 대해서는 "트리폴리에서는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폴리 타워는 지난해 12월 민병대가 빌딩을 무단 점검해 한때 출입구가 폐쇄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코트라 측은 "당시 사고는 그쪽 노조하고 빌딩 청소용역업체 간 자기들끼리 영역다툼으로 인해 발생했던 사안"이라며 "그때 전혀 영향이 없었고 무역관은 안전했다"고 일축했다.
무역관장의 자택이 위치한 지역은 무역관에서는 30분 정도 소요되며, 대사관저와는 5분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는 "아마 그 이동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 같다"고 추측하며 "(그곳은) 치안이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한석우 무역관장은 현지시각 19일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이라크인 운전사와 차를 타고 가던 중 4명의 무장괴한들에 납치됐다.
무장괴한들은 운전사와 차량은 놔둔 채 한 관장만 강제로 자신들의 차량에 태워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장은 지난 2012년 7월께 홀로 트리폴리 무역관장으로 파견됐으며, 그의 가족들은 리비아의 불안정한 사정을 고려해 지중해 몰타섬에 거주 중이다.
코트라는 이날 오전 오영호 사장 등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한선희 중동지역본부장(두바이무역관장 겸직)을 현지에 급파하는 등 한 관장의 신변 파악을 시도 중이다.
▲20일 오전 코트라 오영호 사장 등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이 꾸려져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코트라] |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