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연은 보고서.. "엄마되면 생산성 다소 저하"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부모가 된다는 것은 경력 단절을 뜻하는 것일까. 경제학계를 대상으로 보면 아이가 둘 이상인 남녀 경제학자들의 경우 오히려 자녀가 하나이거나 아예 없는 동료들에 비해 더 많은 보고서를 내고 있다. 다만 여성 경제학자의 경우엔 엄마가 된 이후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분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이 이달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보고서 제목은 '부모가 되는 것과 고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에 대한 연구: 학계에서의 증거(Parenthood and Productivity of Highly Skilled Labor: Evidence from the Grove of Academe)'.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보고서는 "여성 경제학자들의 연구 생산성과 관련해 가족간의 차이까지는 관찰하지 못했지만 엄마가 됨으로 인해 연구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일각에서 주장되고 있는 것에 비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매티어스 그라프 교수 등은 지난 2012년 초부터 약 1만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조사를 실시했다. 얻은 답변을 조사 대상자들의 보고서 발표 실적과 대조했다. 경제학자들의 생산성은 보고서 발표 회수, 그리고 보고서가 발표된 저널이 어떤 것인지에 가중을 뒀다.
보고서에선 이런 결과들이 나왔다.
여성 경제학자로 새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될 재닛 옐런(출처=뉴요커) |
아빠 경제학자들의 경우도 비슷했다. 최소 두 명의 자식을 두고 있는 아빠 경제학자들 역시 아이가 하나 뿐이거나 아예 없는 동료들에 비해 생산성이 높았다. 그러나 경력이 끝날 때쯤까지를 비교해 보면 아이가 없는 남성 경제학자들이 아이가 있는 남성 경제학자에 비해 생산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의 나이도 변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나이가 12살이거나 더 어린 경우엔 부모 경제학자의 생산성은 저하됐다. 엄마의 경우 평균 14.7%의 생산성 손실이 나타났고, 아빠의 경우 5%의 손실이 발생했다. 아이가 셋인 여성 경제학자의 경우엔 아이가 10대가 될 때까지 약 4년의 연구 생산물에 맞먹는 생산성이 손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을 했거나 남자친구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여성 경제학자들의 경우 아이가 태어나 3년이 지날 때까지는 연구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싱글맘'일 경우에는 같은 기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생산성이 약 30% 가량 떨어졌다.
30세 이전에 첫 아이를 낳은 경제학자의 경우엔 생산성 저하가 덜했다. 반면 조금 늦게 엄마가 된 경제학자의 경우엔 아이를 낳는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도는 미미해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었다.
한편 남성 경제학자들 가운데 테뉴어(Tenure 영년 교수직)가 없는 경우 첫 아이를 낳은 뒤 더 생산성이 높아졌고, 테뉴어를 받은 남성 경제학자의 경우엔 그렇지 않았다. 여성 경제학자들에게 있어서 아이와 테뉴어, 생산성의 연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