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 실리콘밸리의 유리천장

기사입력 : 2013년10월16일 11:02

최종수정 : 2013년10월16일 11:02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기업공개(IPO)를 하면 돈이 생기게 되지만 그러려면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내부 사정을 다 밝혀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표주자 트위터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IPO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는 설화(舌禍)에 시달리기도 했다.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상장 조건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란 점이 확실히 공개된 것. 그리고 고위 임원이나 이사회에 여성이 없다는 점이었다.

뉴욕타임스(NYT)가 트위터가 상장 심사를 위해 트위터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트위터(경영진)엔 여성이 없다"란 내용을 보도하자 경영이론 전문가인 비벡 와드하 스탠포드대 교수도 가세했다.

문제는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의 대응이었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는 와드하 교수를 짜증스런 말투로 유명한 코미디언 캐럿 탑(Carrot Top)에 비유하면서 비꼬았고, 와드하 교수가 이를 언론을 통해 공개 비판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졌다. 아직 코스틸로 CEO는 이에 대한 수비나 반격을 하지 않고 있는데 미국 언론들은 이걸 가지고 계속 비난성 기사를 싣고 있다.

이런 '소동극'으로 혁신과 개방의 대명사인 실리콘밸리에도 여성이 적다는 사실이 뒤늦게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야후를 이끌어 온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성공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출처=포브스)
U.C.데이비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400대 기업 가운데 경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은 극히 드물었다. 고위 임원이나 이사 10명 중 9명은 남성이었고 여성의 비중은 10%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절반 정도는 이사회에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고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연봉이 높은 경영진 128명 가운데 여성은 6.6%에 불과했다.

구글이 후원하는 여성과 기술을 위한 아니타 보그 협회(Anita Borg Institute for Women and Technology) 조사에서도 여성에 의해 세워진 기술 벤처기업(start up)은 전체의 5%도 안 된다.

그렇다면 그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여성 임원을 두지 않으려 하는 것 때문인가. 이건 증명하기 어렵다. 

분명한 건 과학기술쪽 여성 전공자 자체가 적다는 점. 캐나다 후트 슈트 미디어의 라이온 홈즈 CEO는 "기술 벤처기업의 뼈대가 되는 학문인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여성은 태부족"이라고 지적했다.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영국의 시인 바이런의 딸인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로 알려져 있지만 말이다.

이베이 CEO였고 지금은 휴렛팩커드(HP)를 이끌고 있는 멕 휘트먼, 인텔의 르네 제임스, 그리고 구글 출신 여장부들인 마리사 메이어와 셰릴 샌드버그가 야후와 페이스북에서 맹활약하고 있긴 하지만 이게 거의 전부다.

애플 소매판매 부문을 이끌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되는 안젤라 아렌츠 버버리 최고경영자(CEO)(출처=월스트리트저널)
그래서 애플이 15일(현지시간) 버버리 CEO인 안젤라 아렌츠(53)를 영입한다고 하자 큰 관심이 몰렸다. 애플 역시 트위터처럼 남성들이 주도해 온 기업이다. 아렌츠는 '백인 남성들' 밖에 없었던 애플의 이사회에 10번째 멤버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CEO에서 수석 부사장으로 직책 자체는 강등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자리는 애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01년 시작돼 현재 400개 이상으로 많아진 애플 스토어, 그리고 온라인 판매까지를 다 총괄하는 자리다. 애플은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이 자리에 앉힐 인물을 매우 신중하게 찾아왔고, 취임 이후 버버리의 매출을 배로 불리고 중국 시장도 잘 뚫은 것으로 알려진 아렌츠를 낙점한 것.

특히 아렌츠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패션쇼를 중계한다든지 패션쇼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웹사이트(버버리 월드)로 고객 주문을 받는 것도 아렌츠가 시도했던 것들이다. '아트 오브 더 트렌치'란 소셜 미디어 채널도 운영해 왔다. 트위터를 통해 패션쇼 준비가 이뤄지는 백스테이지 사진을 올리게 하면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하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가 아니라 리즈 클레이본과 도나카란 인터내셔널 등 의류업체에서 주로 이력을 쌓았던 아렌츠이지만 이렇게 디지털 감각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애플이 갖고 있었던 '명품'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지는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참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이렇게 이력이 많이 쌓인 고참, 고위급 여성이 적은 건 마찬가지란 자각에 또다시 안타깝다. 이유도 알고 있다. 학계나 업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이 진출하는 건 쉽지만 위까지 올라가기는 어렵게 하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며,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것이 여성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버거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일하는 여성이 일과 가정의 양립 모두에서 성공적이기란 힘들다는 내용의 칼럼이 실려서 화제가 되었던 <디 애틀랜틱>의 표지.
특히 아무리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잘 되어있다고 해도 조직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가정에서 동의를 받는게 중요하다. 낮은 단위에서의 의식 변화가 없으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래도 상황은 전에 비해 많이 변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맥킨지나 베인앤컴퍼니 등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들은 출산, 육아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던 컨설턴트 출신들을 재고용하는데 적극적이라고 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그리고 업무에 대한 이해도 높은 그들을 재고용하는 것이 새로운 사람을 고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용이 덜 들고 시너지도 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라고 하는데 참 반가운 얘기다.

종종 "여성은 이력이 쌓일 수록 감가상각이 되는 것 같다"고 농담아닌 농담을 한다. 더 적은 연봉을 주고 경력이 적은 남성 직원을 채용해 '부리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지금까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도로 훈련되고 학습돼 노련함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정규 리그에서 한 번 빠져나오면 재진입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일하고 싶은, 오랫동안 훈련된 고급 여성 인력은 감가상각적 존재가 아니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유연 근무제(Flextime) 등을 통해 배려하면 결과적으로 그들은 더 열심히 일하려 한다. 그래서 조직에 대한 충성도(royalty)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걸 진짜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일까. 

다만 이런 발상의 대전환을 가져오기 위해선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배려를 원한다든지 프로페셔널한 책임감을 갖지 못한 일부 '무개념녀'들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이력을 쌓아 여성 후배들에게 역할모델(role model)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배들도 많아져야 한다. 대통령이나 중앙은행 총재, 장관 같은 자리에 여성이 오르고 있는 것이 더 이상 '배려'나 '양념'에 머물지 않도록 그 자리에 오른 분들이 역할을 잘 해주셔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사진
위고비 부작용 논란…"단순 살 빼는 주사 아냐"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가 품절 대란과 함께 부작용 논란도 지속돼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등에 대해 보고된 이상 사례는 0건으로 집계됐다. 식약처는 보고된 이상 사례가 없어 특정한 규제 등이 아직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경우 허가된 대상자만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사형 비만치료제 처방 급증…해외서 부작용 발생 이어져 최근 주사형 비만치료제 처방이 급증하고 있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건 중 비대면 진료로 삭센다를 처방한 건수는 작년 12월 183건에서 지난달 3347건으로 18.3배 증가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성분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식약처 허가에 따라 지난 달부터 국내에 출시됐다. 이후 2주동안 품절 대란이 일어날만큼 처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024.11.04 sdk1991@newspim.com 문제는 주사형 비 만치료에 처방 오남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치료제 주사제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그런데 정상 체중군이 다이어트를 위해 처방받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미국 등 한국보다 앞서 위고비를 허가한 해외에서 부작용에 따른 사망 사례 등이 발생하면서 부작용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따르면 미국의 70대 남성은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했다. GLP-1 계열의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를 1년 6개월간 투여하던 일본 여성의 경우 복통을 일으켜 소장을 절제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외 복통 호소, 구토 증상을 호소한 사례가 일어났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단순 체중 감량을 위한 정상체중군의 무분별한 약물 사용은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약물의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비만과 대사질환이 없는 상황에서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비법처럼 약물치료가 인식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 식약처, 이상사례 보고 0건…"단순 살 빼는 주사 아냐" 정부는 국내에 보고된 이상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한 살빼는 주사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 대상만 받아야 하고 의사 처방에 의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비만치료제 허가 이유에 대해 "모든 약이 부작용이 있는데 상외할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허가했다"며 "고도비만 환자들의 경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024.11.04 sdk1991@newspim.com 반면 미국에서 발생한 췌장암 사망 사건의 관해 식약처 관계자는 "급성 췌장염은 예상되는 이상 사례"라며 "임상 시험을 했고 허가 범위 내 환자들이 사용해도 두통, 고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와 해외 부작용 사례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국내·외 사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한테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조치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만치료제는 단순 살 빼는 주사가 아니라며 허가된 대상자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식약처 관계자는 "이상 사례가 나타났다고 바로 조치할 수 없다"며 "인과관계가 증명되면 그것에 따른 적합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11-04 15:3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