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셰릴 샌드버그에 거는 기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출처:가디언]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대 법학과 종신교수가 돼 한국에서 일약 스타가 되어버린 석지영 교수의 자서전을 최근 읽었다.

석지영 교수는 소위 '엄친딸'의 전형이다. 내 생각엔 아마 나 같은 나이 어느 정도 든 중년의 여성이 읽는 경우는 적을 것 같다. 이 보다는 아마 유학을 계획하고 있거나 미래에 대한 야망이 큰 10대~20대 여성들이 많이 읽거나, 혹은 부모님 등으로부터 읽으라고 권유받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하버드대를 '수석졸업'(실은 하버드대엔 수석졸업이란 건 없다)했다 하여 전 언론이 떠들었던 홍정욱 전 국회의원의 경험담 <7막 7장>이 불티나게 팔렸던 것과 비슷한 식으로.

흥미롭게도 석지영 교수의 책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는 석 교수가 자신은 결코 독특한(sui generis) 사람이 아니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항변하듯 말하고 있는 책이다. 어쩌면 성공이란 단어로 다 채워지지 않았을까 했던 이 책이 실패와 좌절, 고민과 갈등이 더 많이 구체화된 것이라 사실 조금 놀랐다.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이란 대개 스테레오 타입의 성장 과정이 있고, 약간의 시련이 양념처럼 뿌려지고 결국엔 지금의 성공, 이란 구조를 갖는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구조를 시원스레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여성들, 그 희박한 존재 중 하나인 셰릴 샌드버그도 오는 3월11일 자신의 삶과 야망, 그리고 자신처럼 되고자 하는 여성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을 펴낼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는 기업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샌드버그는 전력도 화려하다. 27세에 재무부에서 로렌스 서머스 당시 재무장관의 보좌관을 맡았고 32세엔 구글의 부사장을 지냈다. 2008년 막 커나가려는 페이스북에 합류해 회사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서 지난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셰릴 샌드버그의 저서 표지
샌드버그의 저서 <기울어져라; 여성과 일, 그리고 이끌려는 의지(Lean In; Women, Work and the will to Lead)>는 아마존 등에서 이미 예약판매를 개시했다. '기울어져라(Lean In)'란 말은 정확한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상체를 뒤로 젖히고, 그래서 뭔가 중심에서 빠져나간다는 'Lean Back'의 반대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닐까 한다. 일이든 뭐든 좋아하는 것에 확 달려들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자 블로그 '코퍼레이트 인텔리전스(Corporate Intelligence)'를 통해 이 책의 일부 내용이 공개됐다. 그런데 샌드버그의 책에 대해 WSJ은 강점과 약점이 다 있는 책이라고 중립적인 평가를 내렸다. 강점이라면 물론 샌드버그가 얼마나 거친 남성들의 사회에서 성공의 반열에 설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도전들에 자신있게 임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일테다.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를 나오고 20대의 새파란 나이에 재무장관을 보좌하고 30대 초반부터 기업 임원에 오른 이야기는 그와 같은 재능과 배경을 갖지 못한 대부분의 미국 여성들에게 있어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샌드버그는 이 책을 쓴 건 몇 년 전 TED에서 '왜 여성 리더가 소수인가(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란 주제로 강연을 한 것이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면서 그걸 더 구체화하고자 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일에 대한 야심이 부족하고 헌신도 적어 여성이 지도자가 되는 일이 적은 것"이라고 말해 찬반 논란을 낳기도 했다.

특히 미 국무부를 거쳐 현재 프린스턴대 교수인 앤-마리 슬로터가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왜 여성은 아직도 다 가질 수 없을까'란 글을 기고하면서 논란은 더 불붙었다. 슬로터는 "정부 고위직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 10대 두 아들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곡예(juggling)란 불가능했다"고 회상하면서 일에 있어 가정이 기회비용이었음을 토로했다. 그리고 더 큰 꿈을 갖고 일에 헌신하면 여성도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건 허상이라고 주장했다. 여성이 야망이 없어 성공 못한다는 샌드버그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슬로터의 주장에 더 동감한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야망이 있다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아니다. 

다행히 그건 샌드버그도 잘 아는 것 같다. WSJ도 그런 내용이 샌드버그의 책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샌드버그는 저서에서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나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게임에서 유리하며, 이렇게 행동하려는 여성들에 대해선 우두머리 행세를 하려고 들고(bossy) 수치심을 모르고 추파를 던진다(shamelessly flirtatious)는 평가를 한다"고 썼다.

고등학생 시절 샌드버그는 의회에서 인턴 일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미국 정계의 거물이었던 팁 오닐 전 하원의장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기회가 생겼다. 샌드버그는 "오닐 전 의장은 나를 보고 와서 머리를 토닥이더니 내가 보좌하고 있는 지역 의원에게 '예쁘군요'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보고 딱 한 마디 물었다고. "넌 치어리더(pom-pom girl)니?"라고.

샌드버그는 만약 오닐 전 의장이 살아있다면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다고 썼다. "난 페미니즘을 위한 치어리더라고 말할 것"이라고.  샌드버그의 응원이 좀 더 현실적인 것이길, 마치 마리 앙트와네트 왕비처럼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이 아니길, 그의 책을 기다리며 기대해 본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