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도한 것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주식을 내다 판 시점이 적절했냐는 지적이다.
10일 게임업계와 주식시장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실적부진 우려감이 나오기 직전에 자사주를 매도한 뒤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각한 뒤 주가는 곤두박칠 치고 있다.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한 시점이 최근 1년 중 가장 비싼 구간이 된 셈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희상 엔씨소프트 부사장이다. 지난 연말 이 부사장은 여러 차례 스톡옵션을 행사, 수십억원을 손에 쥐었다. 지난 12월 20일 이 부사장은 2700주를 주당23만5000원에 행사, 6억3450만원을 현금화했다. 또 같은 달 24일과 26일에도 각각 1만주와 5800주를 잇따라 주식을 매도했다. 당시 금액은 각각 23억 8000만원과 13억9579만원이다. 지난 12월에만 44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1998년 리니지 런칭 당시부터 엔씨소프트를 지켜온 핵심 임원이다.
박승호 상무 역시 지난 연말 스톱옵션을 행사, 거액을 챙겼다. 박 상무는 지난 12월 12일 2500주에 이어 30일에도 3000주를 행사했다. 각각 행사된 금액은 24만1000원, 24만1500원으로 현금화된 금액이 7억2450만원과 6억250만원이다.
구현범 전무도 적지만 일부 주식을 팔았다. 지난 12월 26일 주당 23만2500원에 60주를 매도, 1395만원을 현금화했다.
문제는 자사주 매각시점이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에 들어가는 시기에 핵심임원들이 자사주를 잇따라 매각한 것은 바람하지 못하다는 의견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었을까.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각한 뒤 주가는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30일 주식시장이 폐장하는 날 주당 24만8500원으로 고점에 오른 뒤 불과 몇일 사이 10%이상 빠졌다.
주가급락 배경에는 실적우려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시장의 전문가는 "올해들어 엔씨소프트가 지난 4분기에 중국 서비스에 들어간 '블레이드앤소울'에 대한 실적우려감이 제기됐다"며 "중국 PC방 점유율에서도 블레이드앤소울의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중국 성공 가능성에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얼마전 부터 엔씨소프트의 지난 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했던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기존 리니지1이나 길드워 게임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의 블레이드앤소울 마저 실적부진 우려감이 형성 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적부진 우려감이 불거지기 직전에 엔씨소프트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각한 것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엔씨소프트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말을 아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임원들이 과거에도 중간중간 자사주를 매각했다. 연중으로 매각시점을 보면 안다"며 "주식매각이나 주가에 대해서는 회사차원에서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