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장비, 전자상거래, 송금업체 등 주목
[뉴스핌=김동호 기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열풍에 힘입어 비트코인 채굴이나 송금 등과 관련된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터 부품업체들의 매출이 늘고 있으며, 비트코인 사용처 확대 및 투자수요 증가에 따라 비트코인 결제 및 송금과 관련한 서비스업체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1년 여 전만 해도 13달러에 불과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8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200달러를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 비트코인 채굴장비 인기…부품업체 매출 늘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TSMC, AMD 등 컴퓨터 부품업체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부품을 2억달러 이상 판매했다고 웨드부시증권(Wedbush Securities) 자료를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일반인들에게까지 비트코인 채굴 열기가 확산됐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고성능 장비의 경우 1대당 가격이 2만달러를 넘어섰으나, 이 장비를 구매하기 위한 대기자가 넘쳐났을 정도다.
길 루리아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TSMC와 AMD, 글로벌파운드리즈가 이 (고가의) 채굴장비에 들어갈 많은 칩들을 만들었다"며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더욱 고성능의 주문형 반도체(ASIC)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채굴 과정이 길고 복잡해져 많은 채굴량을 획득하려면 보다 고성능의 장비가 필요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그는 "이 같은 고성능 주문형 반도체의 대부분은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즈가 생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전자상거래 및 송금업체 등 수혜 기대
장비업체들 외에도 전자상거래업체와 송금, 환전업체도 비트코인 인기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이베이를 비롯해 글로벌 컴퓨터기기 및 소프트웨어기업인 IBM 등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 중 하나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은 비트코인과 그 외 새로운 가상화폐의 결제수단 도입을 통해 새로운 사용자들을 불러올 수 있으며, IBM은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를 위한 새로운 장비(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형태가 화폐가 등장함으로 인해 이를 송금, 환전하기 위한 업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미국의 송금전문업체인 웨스턴유니언(WU)와 같은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 비트코인 테마주, 리스크 상존…가시적인 매출, 수주 확인해야
국내 역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코아크로스, 매커스, 잘만테크, 제이씨현, KG모빌리언스, 한일네트웍스 등 여러 기업들이 비트코인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컴퓨터 부품업체부터 결제 및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이 비트코인 관련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 업체 대부분 시가총액이 작고 현재 비트코인과 관련한 매출이 크지 않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관련주들은 시가총액 500억 미만의 소규모 기업들이 많다"며 "관련주 투자에 앞서 비트코인 산업과 관련된 실제 가시성있는 매출이나 수주를 확인해 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현 시점에서 보면 실제 다음 분기 또는 내년 실적으로 비트코인과 관련된 실적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가시화 되는 기업이 파악되고 있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관련기업에 대한 포트폴리오식 묶음 투자는 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에 대한 연관성이나 미래 성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성급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또한 기존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기업의 가치가 재평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을 선별해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지적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비트코인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있는 가상화폐로서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공을 거뒀으나,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점들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신중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정부의 개입 여부나 개인 재산의 안정성, 벨류에이션의 난제 등은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높이는 소재들"이라며 "(투자와 관련된) 리스크가 높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그는 "비트코인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인소유의 비트코인에 대한 저장의 안정성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