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정부·기업 발행 달러화 채권 4500억불"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이머징마켓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에 따라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발행이 부진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24일(현지시간) ING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정부 및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 규모가 연초 이후 45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37억달러를 훌쩍 넘는 것이며,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이머징마켓의 채권 발행액은 최근 수년간 해마다 두자릿수의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언급에 따라 대규모 유동성이 썰물을 이루자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채권시장이 냉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은 올해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발행액이 33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체 채권 발행액은 4200억달러로 내다봤다.
예상과 달리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시기가 12월로 늦춰진 데다 사상 최저 금리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유턴’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발스톤 이머징마켓 채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과 7월 이머징마켓이 채권시장은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하지만 9월부터 다시 자금이 홍수를 이루기 시작했고, 채권 발행액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러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회사채 발행이 두드러졌다. 가봉과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주요국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 규모가 80억달러를 상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JP모간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에서 발행된 채권의 평균 금리는 6.2%로 집계됐다. 연초에는 5% 아래로 하락,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머징마켓 국채의 경우 올해 수익률이 6.4%로 저조했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이머징마켓 통화 관련 펀드에서 180억달러의 자금이 유출, 지난해 370억달러 유입에서 커다란 반전을 이뤘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이머징마켓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월부터 연준의 테이퍼링이 개시되는 데다 자산 매입 축소가 추가로 이뤄질 수 있어 이에 따른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내년 발행액이 42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