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여부 결정은...아직" 향후거취 주목
[뉴스핌=김홍군 기자]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생존의 기로에 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있는 가운데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계열분리의 발목을 잡고 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친위대인 석태수 사장을 최고 경영자(CEO)로 받아 들인데 이어 대주주의 지위 마저 내줄 판이다.
대한항공은 1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경영설명회를 갖고,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계획과 함께 한진해운 지원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한진해운홀딩스가 제공한 한진해운 주식(15.4%)을 담보로 15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추가로 담보가치 한도 내에서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또 내년 상반기 예정돼 있는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4000억원 범위 내에서 참여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윤주식 한진해운 부사장은 이날 경영설명회에 참석해 "대한항공이 내년에 예정되어 있는 400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편입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16.71%)과 한국공항(10.7%), 한진(0.04%) 등을 통해 한진해운 최대주주인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27.45%를 보유하고 있다.
최은영 회장은 본인(7.13%)과 두 자녀(조유경 4.73%, 조유홍 4.73%), 양현재단(9.9%), 자사주(4.02%) 등을 통해 30%를 웃도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진그룹 계열의 지분의 높아지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미 한진해운 경영에는 조양호 회장이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간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은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이번 자구계획도 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은영 회장의 입지가 갈수록 축소되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거취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진해운 지분을 담보로 대한항공의 지원을 받기로 한 때부터 계열분리는 물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내년 유상증자로 대주주의 지위마저 대한항공에 넘어간다면 최 회장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진해운 관계자는 “최은영 회장은 지금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