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원전 비리 사태에 휘말린 LS그룹이 2014년 정기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원전관련 문책 인사로 인해 승진 폭은 예년에 비해 대폭 줄고 책임경영 기조가 강화됐다.
12일 LS그룹에 따르면 2014년도 임원 인사에서 지난해 36명에 비해 약 20% 감소한 30명 규모로 승진을 최소화하고, 주요 계열사 CEO들을 대부분 유임시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5명, 상무 승진 11명, 이사 신규 선임 12명 등 총 30명이 각각 승진했다.
원전케이블 품질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명규 JS전선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지난 10월 LS엠트론에서 자리를 옮긴 경영혁신 전문가 이익희 전무가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내년 3월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김성은 가온전선 사장. |
특히 LS오너가 3세의 약진은 임원 승진이 최소화된 LS그룹 내부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인사다. 구자엽 회장의 자녀인 구본규 이사는 2007년 LS산전에 입사한 뒤 약 6년만에 초고속 임원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LS그룹에서 구본규 이사는 차기 오너 중 대표적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원전사태와 승진 최소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승진을 미룰 수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본규 이사를 제외하면 LS그룹 임원인사의 분명한 기조는 성과주의다. 특히 연구·개발 관련 R&D 분야와 해외사업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인재들을 위주로 승진이 이루어졌다.
성과주의 인사의 대표 사례로 김성은 가온전선 부사장과 이철우 대성전기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들 수 있다. 김 부사장은 2010년 가온전선의 대표이사를 맡아 범용전선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사업 역량을 강화해 매출 1조원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공을 인정 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2008년 대성전기 대표이사 취임 이후 물류·생산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부품 R&D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적자이던 기업을 2010년 흑자 구조로 전환시켰으며, 벤츠, 폴크스바겐, 르노, GM 등 세계적인 완성차 기업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LS그룹은 R&D 분야에서는 전력기기·스마트그리드·친환경트랙터 등의 기술 및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 인재를, 해외사업분야에서는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미주·중동 시장으로의 사업 진출을 가속화시킨 인재들을 대거 중용했다.
특히 이라크 송·변전 사업과 주력 사업인 전력기기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정철 상무와 박용상 상무가 전무로 발탁 승진되는 등 이번 임원인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LS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필요한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