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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해외투자의 새지평 열었다

기사입력 : 2013년12월09일 15:14

최종수정 : 2013년12월09일 15:14

미얀마 호텔투자 및 말레이 자금 유치 잇따라 성공

[뉴스핌=한기진 기자] KDB대우증권이 최근 잇따라 대규모 개발사업에 투자를 결정하자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증권사 고유자산 투자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주로 국내 채권이나 주식, 부동산에만 투자했을 뿐 외자를 유치하고 직접 투자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수천억원 규모의 부동산개발에 해외투자자를 직접 유치하거나, 외국 정부의 네트워크와 축적된 금융기술을 활용해 예전 같으면 힘들었을 대규모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지금까지 국내 금융회사들이 국내 자금을 외화로 바꿔 해외부동산에 투자하거나 해외IB를 통해서만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과도 다른 모습이다.

9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고유자산의 인바운드(Inbound) 및 아웃바운드(Outbound) 금융전략을 강화키로 했다.

인바운드 전략은 해외자금을 국내 부동산개발사업에 투자케 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우선 외국인 투자자와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그들을 만족시킬 만한 사업성과 금융기술을 제공해야 한다. 대부분의 해외 투자자는 우리나라 각종 개발사업에 투자할 때 직접 사업성을 분석하거나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IB를 통해 투자해왔다. KDB대우증권이 이 분야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KDB대우증권이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의 자회사 버자야랜드의 투자를 유치한 제주도 예래 휴향형 주건단지조성사업 조감도
KDB대우증권은 이달 초 말레이시아 재계 5위 버자야그룹의 자회사 버자야랜드와 제주도 휴양단지 개발 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주 예래 휴향형 주거단지조성사업으로 규모가 무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에 우리나라에 투자한 경험이 전혀 없는 버자야랜드가 동의한 것이다.

KDB대우증권 AI(고유자산)부 관계자는 “외국자본 유치는 외국인 투자자의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하고 이를 상품으로 구조화하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버자야와 제휴는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사업이 이제 시작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금을 들고 해외에 투자하는 아웃바운드도 수준을 한 단계 높여가는 중이다. 해외투자는 금융권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외국 정부의 규제와 시장 분석의 어려움 등 보이지 않는 장벽에 번번히 부딪혀왔다다.

그러나 KDB대우증권은 이런 난관을 뚫고 해외투자를 성공시켰다. 미얀마 양곤 내 잉야호수 인근에 연면적 총 2만1457평의 럭셔리 호텔 1동(14층), 서비스드 레지던스 1동(29층)을 짓는 사업이다. 총 비용 2억2000만달러 중 1억9000만달러를  KDB대우증권이 책임진다. 

이 투자의 진짜 성공은 미얀마 정부의 규제를 뚫었다는 것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미얀마는 해외투자 할당제가 있어 투자하기가 어려운 국가인데, 이번에 이 규제를 풀고 투자를 성공시켰다”고 자랑했다.

다만 규제를 뚫은 방법에 대해서는 대우증권측도 함구했다. 상대 정부의 입장도 고려해야한다는 이유다.

한편 다른 증권사들도 잇따라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상하이, 브라질 빌딩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뒤 시카고 빌딩, 호주 포시즌 호텔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현대증권은 일본 최대 유통업체 이온 그룹이 보유한 도쿄 쇼핑몰을 900억원에 매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2개의 PEF를 구성해, 캐나다 타이트 오일 가스 개발에 뛰어 들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투자할 만한 곳이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도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해외거점 및 외국계 IB, PEF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딜을 적극적으로 해서 국내 자금만 유통시키지 말고 해외자금을 유통하는 론(loan) 테이킹(taking)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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