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채권수요, 올해보다 어둡다"
[뉴스핌=김선엽 우수연 기자] 장기투자기관의 채권 수요는 2014년 부활할까. 내년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면서 채권시장의 관심이 장기채권 수급 쪽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RBC비율 하락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보험사들이 언제쯤, 어떤 레벨에서 적극적인 매수세에 나설 것인가는 최근 채권시장의 일상적 고민이 됐다. 국민연금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설문에 응답한 증권사 리서치 기관들은 내년 보험사의 채권수요 전망에 대해 엇갈리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연금의 경우 채권수요를 빠르게 늘리거나 듀레이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쏠렸다.
◆ "보험사, 채권잔고 늘어날 것" vs "금리상승 기다릴 듯"
보험사의 RBC개선 필요성에 따라 장기채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보험사의 채권매입 금액 자체가 꾸준히 늘 것이고 듀레이션도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 김세훈 연구원은 "보험권의 RBC 규제 강화 등으로 장투기관의 중장기물 수요는 올해 대비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중기적으로 금리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대외 불안요인이 소강되는 국면에서는 장투기관들의 대기매수가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압력을 제한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시장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험사들이 기대할 경우 자금집행 시기가 늦춰질 수 있어, 장기물 수요가 기대만 못 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 채권잔고는 늘겠지만 전체 자산포트폴리오에서 채권투자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 수 있어 예년과 같은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나대투증권 신동준 연구원은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지는 않을 듯 싶다"며 "장투기관의 채권투자 절대 금액은 증가가 예상되나 전체 자산에서의 비중은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보험사의 내년 채권수요는 올해보다 약 12% 증가한 정도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과거 평균 증가율인 15%에 비해서 소폭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듀레이션은 올해보다 0.2~0.3년 정도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 "연금 채권수요, 올해보다 어둡다"
연금의 경우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우며 듀레이션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내년 하반기 금리 고점이 확인된 후에 움직일 것이란 보수적인 시각이다. 또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안전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여갈 것이란 점도 부정적 요소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연기금은 올해 대비 내년의 순매수 채권의 듀레이션이 1년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순매수 금액은 연금의 여유자금배분안 상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연기금의 경우, 절대금리 레벨의 매력을 점검하며 제한적인 매수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하반기 장기물의 절대금리 수준이 국내 잠재성장률 부근으로 상승할 경우 매수세 유입 기대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 역시 "연기금의 경우 투자자산 다변화로 인해 채권투자 비중을 점차 줄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우수연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