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의 채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제가 저물가 기조를 이어감에 따라 국내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이 주요 증권사 12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채권시장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11개 응답기관 모두가 내년 물가상승률이 2.5% 이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한은의 중기 물가목표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 한은이 지난 10월 10일 발표한 전망치 2.5%에도 역시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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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원자재 가격…'꾸준한 안정세'
많은 응답자들이 셰일가스의 개발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도 원자재 가격의 안정된 흐름을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제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KDB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내년에도 선진국의 GDP갭 마이너스 지속 및 셰일 가스로 인한 유가 안정이 유력해 글로벌 물가가 금리 상승 요인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홍정혜 연구원은 "내년에는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되나, 셰일 혁명 등으로 유가 같은 원자재 가격 안정으로 비용적 견인 요인이 제한적이며 높은 실업률로 임금 인상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0월에도 전년동기대비 0.7% 상승에 그치며, 이례적으로 두달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8월까지는 10개월 연속 1%대 성장을 나타내며 저물가 기조를 이어갔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채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러한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온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저효과로 올해보다는 높은 수준의 상승을 기록할 것을 기대했다.
가장 낮은 상승률을 전망한 기관은 전년동기대비 1.9% 수준의 상승을 예상했고, 가장 높게는 2.5%를 제시했다. 이는 올해 1%대 상승 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한은 물가 목표치인 2.5%의 하단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내년 물가는 원자재 가격 및 환율의 안정적인 흐름이 연동되겠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보다는 높은 2.3%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도 1.2%에 불과할 전망이나, 기저효과와 추경지출 본격화 등으로 내년 소비자물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 "디플레이션? 아직 우려하기 이르다"
설문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전체 응답자 중 66%(8개)가 현재 시점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고 단호하게 대답했으며, 25%(3개)의 기관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향후 저물가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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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들은 최근 물가상승률의 제한한 것은 주로 무상보육 및 급식의 실시같은 복지 효과에 기인했다고 보고, 이러한 정책적 효과가 사라질 경우 소폭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올해부터 실시된 전기세, 택시비 인상에 따른 새로운 물가 인상의 정책적 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어 우리나라에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전기료 인상 이후 다른 공공요금의 인상 가능성이 있고, 복지정책 효과의 소멸, 기상 변화에 따른 여름 물가 상승 등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할 때 디플레를 우려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의 신동준 연구원도 "최근 물가하락은 공급 측면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 제한과 수요측면에서의 민간 심리회복 등 후행적인 것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육 지원 등 정부정책과 물가 통계 개편도 영향이 있었고, 지금은 디플레이션이라기보다는 경기가 개선되고 있으므로 리플레이션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최근의 물가상승률 하락은 물가지수의 적정성에 문제가있다고 본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3% 전후이고, 최근 택시비 인상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물가지수가 실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