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현 KDB대우증권 동래지점장 (051-556-3334, changhyun.lee.b@dwsec.com)
미국 다우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미국 경제회복의 신호를 전세계에 보내고 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양적완화(QE)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 들어 거품을 만들고 있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셰일 에너지 개발이 미국 전 사회 및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이는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다. 하물며 일부는 에너지 패권 변화를 줄 수 있는 셰일가스가 기존의 세계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연두교서에서 미국은 북미지역에 100년 정도 공급할 천연 가스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는 이를 안전하게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천연 가스가 10년간 60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점차 현실화돼 가고 있으며 가장 먼저 미국 사회 전반에 막대한 변화를 주고 있다.
하루 700만배럴 천연가스 생산량은 오바마의 예언대로 가장 먼저 엄청난 일자리 창출과 철강업체의 특수를 불러 일으켰다. 과잉된 생산량은 2008년 MMbtu(천연가스 부피 단위) 당 8~9$에 이른던 천연가스 가격을 2$대 까지 추락시키기도 했다. 현재는 약간 반등하여 3~4$ 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는 미국기업들에 값싼 에너지를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을 주었고 석유화학업체들의 수출을 증가시켰으며, 가스 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2008년 18%에서 2012년에는 29%까지 높여 도매전력가격 역시 Mwh(메가와트 아워) 당 69.5$에서 31.2$로 절반 이상 내렸다. 엄청난 달러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과 저금리 유지가 가능한 선순환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
일본의 움직임도 상당히 발빠르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달려가 셰일가스 수출을 요구했다. 미국 역시 과잉 생산분을 수출을 통해 자연스레 처리할 수 있기에 흔쾌히 수용한 입장이다. 천연가스 관련 최첨단 플랜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기업들 (닛키, 치요다화공건설, 도요엔지니어링 등)은 대활약을 예고하며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를 MMbtu 당 15~18$에 수입하는 우리 입장에서 셰일가스 수입을 통한 원가절감의 차원은 제쳐두더라도 앞선 산업 중심으로 집중적인 지원과 육성이 비교적 절실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텍사스주의 수많은 광구를 통해 나온 셰일가스가 파이프 라인을 타고 휴스턴항만 저장시설로 보내진다. LNG선이 액화상태로 부피를 줄인 가스를 싣고, 확장공사가 마무리돼 가는 파나마운하를 통해 태평양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그림이 바뀌고 있다.